제약주와 바이오주가 전날에 이어 2거래일 연속 파랗게 질렸다. 제약주는 메르스 여파로 실적 부진 우려에 주가가 하락했다. 바이오주는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자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한미약품은 전일 대비 11.46%(5만1000원) 하락한 38만4000원으로 마감했다. 전날에 이어 2거래일 연속 급락했다.
전일 한미약품은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4억4800만원으로 71.0% 급락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2444억7200만원으로 31.2%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125억8000만원으로 46.6% 늘었다고 잠정 집계했다.
이는 SK증권 리서치 추정치와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한 수치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550억원 내외의 계약금이 유입되지만 지주사와 분배해야하는 이슈가 있다”며 “또 2분기와 마찬가지로 ETC 부진과 연구개발비 부담 등으로 이익개선 폭은 예상치에 미흡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미약품이 기대 이하의 실적을 기록하자 제약주 모두 동반 하락했다.
동아쏘시오 -4.36%, 동아에스티 -4.26%, 녹십자 -3.17%, 유한양행 -4.57%, 대웅제약 -3.88%, 부광약품 -5.68%, 종근당홀딩스 -6.96%, 한독 -5.25%, 삼성제약 -7.63% 등이 크게 떨어졌다.
김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MERS 영향으로 6월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 수가 급감했다”며 “ 2분기 제약사 실적은 부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MERS 사태로 병원 일부를 폐쇄한 채 진료 중인 병원은 환자 수가 최대 80% 감소했다. MERS 사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병원들도 환자 수가 30~50% 감소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제약사 가운데 해외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유한양행, 녹십자, 동아에스티, 메디톡스 등 일부만 실적이 양호할 것이란 설명이다.
바이오주도 대부분 급락세를 연출했다.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바이오주가 하락하자 코스닥시장의 투자심리도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바이넥스는 전일 대비 15.03%(3900원) 떨어진 2만20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젬백스도 11.23% 급락했다. 파미셀은 9.16%, 메디톡스와 이수앱지스는 각각 5.92%, 4.28% 내렸다. 다만 셀트리온과 차바이오텍은 각각 0.26%, 1.63% 상승했다.
29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 따르면 이날 나스닥 바이오테크 인덱스는 3594.02로 1.29% 하락했다. 급반등 하루 만에 다시 하락한 것이다.
FOMC(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통화정책회의 직후 “주택 및 고용 개선이 두드러진다”면서 연내 또는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자 바이오주 주가는 크게 흔들렸다.
바이오 종목들의 경우 차입금이 많아 금리를 인상할 경우 취약한 섹터로 꼽힌다. 국내 바이오주 역시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우려를 사고 있어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