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떠나야지요. 마음 내키는 곳으로요….” ‘중국 서남부 자연·문화 유적답사기’를 지은 김종원 작가의 말이다.
김종원 작가는 고대 금속유물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공학박사였다. 그러나 20여년 전 아내가 파킨슨병 확증을 받자 아내를 위해 함께 첫 여행지인 인도로 배낭여행을 떠났다. 그는 “조금이라도 잘 걷고 정신이 맑을 때, 세계의 여러 나라를 보여줘야겠다”고 결심했다.
중국과 인도, 네팔 등을 비롯해 동남아, 유럽을 여행한 김종원 작가는 글을 남기기 시작했다. 그는 “여행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연암 박지원 선생 같은 경우 글을 안 남겼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유명해지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 후손에게 제 여행기를 남기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됐지요”라고 말했다. 그는 “손자에게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멋쟁이’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라며 웃었다.
그는 “공학을 하던 사람이라 글이 매끄럽거나 하진 않아요. 하지만 쓰다 보니 날로 발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요”라며 겸손해했다. 그러나 그의 책에는 생동감 있는 중국의 역사와 문화가 사진과 함께 담겨있다. 사진은 대부분 김종원 작가가 직접 찍은 것들이다. 그는 “나는 잘 모르겠는데, 사진을 잘 찍는다고 하더라고요”라고 덧붙였다.
책에 담긴 정성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다. 그는 “책을 완성하기 위해 구이저우성(귀주성)을 세 번 갔다 왔어요. 중국국가여유국 서울지국의 초청을 받아 여행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가기도 했지요. 책에 쓰려고 보니 전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이더라고요”라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미처 몰랐던 것도 새롭게 보이죠”라고 말했다.
김종원 작가는 책이 출간된 후 더 바빠진다. 그는 “집을 짓고 나서도 부족해 보이는 것이 있는 것처럼 책을 완성하고 나서도 계속 관심을 가져요. 사진 찍고 내용을 보완해서 구성을 더 탄탄하게 만들어요”라며 “차마고도 같은 경우도 사진과 내용, 여러 가지가 부족해서 배낭여행으로 한 번 더 갔어요. 그곳에 계시던 분이 ‘두 번 오는 사람이 없다’며 놀라기도 했어요”라고 설명했다.
최근 아내를 간호하며 시간을 보내는 김종원 작가는 젊을 때는 멀리도 다녔지만, 이제는 동남아를 못 벗어나겠다고 말하면서도 “다시 여행을 준비하고 있어요. 마음이 내키는 곳으로 아내와 함께 떠날 생각입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