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런 세 가지와 다른 세 가지 즐거움이 있다. 증자(曾子)의 집에 찾아온 자하(子夏)가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이 뭐냐고 물었다. 이들은 모두 공자의 제자이지만 증자는 서열이 높은 고제(高弟)다. 증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가히 두려워할 어버이가 계시고 가히 모실 임금이 있으며 가히 남겨 줄 자식이 있는 것, 이것이 첫 번째 낙이요, 가히 간언할 어버이가 계시고 가히 버리고 떠날 수 있는 임금이 있으며 가히 화를 낼 자식이 있는 것, 이것이 두 번째 낙입니다. 그리고 가히 깨우쳐 줄 임금이 있고 가히 도움이 될 만한 벗이 있는 것, 이것이 세 번째 낙입니다.”[有親可畏 有君可事 有子可遺 此一樂也 有親可諫 有君可去 有子可怒 此二樂也 有君可喩 有友可助 此三樂也]
뭔가 좀 어수선하고 정리가 덜 된 말 같다. 맹자가 후대에 이 말을 바탕으로 새로운 군자삼락론을 폈는지도 모른다.
증자는 이에 앞서 자하가 “공가(公家)의 것을 낭비하는 게 아니냐?”며 음식을 사양하자 군자에겐 세 가지 낭비가 있지만 음식 소비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 군자의 세 가지 낭비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젊어서 배우고도 나이 들어 망각하는 것, 이것이 첫 번째 낭비이며 임금을 섬겨 공이 있다고 경솔하게 자부심을 갖는 것, 이것이 두 번째 낭비입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사귀어온 친구와 절교하게 되는 것, 이것이 세 번째 낭비입니다.”
자하는 잘 유념하겠다면서 “무릇 진실과 진실의 관계는 아교나 옻칠과 같으며 거짓과 거짓의 관계는 얇은 얼음이 한낮의 햇볕을 쬐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응대한다. 한시외전에 나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