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에게 촬영 장소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스태프, 동료들과 함께 어우러져야 하는 일터이기 때문이다. 또 완성도 높은 연기를 만들어 내기 위한 여건 중 하나로도 크게 영향을 끼친다. 세트장이 아닌 로케이션 촬영지에서는 더욱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요인을 감내해야 한다. 저마다의 촬영지에 얽힌 스타들의 이야기를 살펴본다.
김태희는 최근 SBS 드라마 ‘용팔이’를 통해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SBS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 이후 2년 만에 복귀하는 터라 안팎의 기대감이 부푼 상황에서 첫 촬영에 임했다. 김태희의 첫 촬영지는 서울 용산 청파동에 위치한 한 성당이었다. 김태희는 “실제 천주교인이기 때문에 첫 촬영에서 어색함이 덜했나”란 질문에 “그렇다. 뿐만 아니라, 해당 성당에서 그동안 세 번의 작품을 촬영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첫 촬영 분위기가 보다 친숙하게 느껴졌다”고 답했다. 이곳 성당에서 김태희는 극중 재벌 상속녀로 분해 교통사고로 잃은 사랑하는 연인을 위한 장례식 장면을 매끄럽게 연기했다.
아울러 최근 개봉한 ‘협녀: 칼의 기억’ 속 전도연은 영화 촬영지에서 남다른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협녀’에서 전도연은 눈이 멀었으나 검의 고수인 월소 역을 맡았다. 그녀는 “‘협녀’의 첫 촬영지는 메밀밭이었다. 앞서 액션 연기를 위한 준비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 그러나 막상 메밀밭에서 이뤄진 촬영에서는 액션을 선보일 때마다 메밀이 쓰러졌고, 한 번 쓰러지면 일으켜 세우기 어려웠다. 전처럼 모양새가 나오지 않아 고충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배우의 고충 덕분에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 ‘협녀’의 비주얼이 완성됐다.
아울러 1980년 10월부터 2002년 12월까지 22년 동안 방송됐던 드라마 ‘전원일기’는 주요한 야외 촬영지가 적지 않게 변경됐다. 경기 송추, 장흥, 양평, 충북 청원, 경기 덕소, 경기 남양주 조안면 조안리, 진중리, 양수리 등 야외 촬영지를 다니며 촬영했다.
김 회장 역을 맡은 최불암은 “고향이 인천인데 ‘전원일기’에 22년간 출연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내 고향이 농촌인 것으로 알고 있다. 심지어 시청자분들이 최불암 고향이 어디냐를 놓고 싸우다 확인 전화를 한 경우도 있었다”며 ‘전원일기’ 촬영지에 얽힌 에피소드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