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택지 공급주택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와 분양원가 공개가 9월부터 적용됨에 따라 재건축 재개발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국회 건설교통위원회는 지난달 28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재개, 민간택지 분양원가 내역공시와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주택법 개정안을 처리, 전체회의로 넘겼다.
이에 따라 아직 안전진단 등을 통과하지 못한 재건축·재개발 초기 단지들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에 따라 수익성 악화로 사실상 사업이 중단될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재건축, 재개발 사업의 경우 조합원이 분양받는 물량 외 다른 아파트는 일반분양해 그 자금으로 조합원은 낮은 분담금을 내 수익성을 높인다.
하지만 이번 주택법 개정에 따라 공영개발 아파트와 유사한 인근 시세의 80% 선에 분양가를 맞추게 되면 일반분양 수익이 떨어지고 반대로 조합원 분담금이 올라가 전반적인 사업 수익성이 떨어지게 된다.
특히 재개발시장이 이번 주택법 개정에 따라 직격탄을 맞게될 전망이다.
재건축사업의 경우 저층 대단지에다 용적률을 270%이상 받을 수 있었던 도곡, 반포, 잠실 등 저밀도 재건축 단지 사업이 대부분 마무리되고 나머지 단지의 경우 일반분양 물량이 많지 않다. 이에 따라 분양가가 낮아지게되더라도 사업 수익성에 대한 영향력이 크지 않게된다.
실제로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송파구 가락시영, 강동구 둔촌주공·고덕주공 등 5층짜리 저층 단지도 용적률은 230%선에 머물고 있어 일반분양 물량은 전체 공급물량의 20% 내외로 그다지 많지 않다.
하지만 공급예정물량 중 일반 분양물량이 40%에 이상인 재개발의 경우 일반분양가 수익이 떨어짐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한남뉴타운 보광구역의 경우 쪼갠 지분이 거의 없어 공급예정 물량의 60%가량이 일반분양물량으로 높은 수익성이 예상됐던 곳이다.
이에 따라 이 구역은 10평 내외 소형지분의 매매가가 평당 4000만원을 넘는 등 웬만한 도심재개발 지분 수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주택법 개정에 따라 이같은 높은 수익성은 하루 아침에 '암'으로 변하게 될 전망. 한남뉴타운 보광동의 한 중개 업소 관계자는 "인근 성동구 금호, 옥수 재개발구역의 폐해였던 보광 뉴타운 소유자들은 쪼갠 지분을 철저히 관리해 지분 가치를 높이려고 했다"며 "하지만 이젠 오히려 그노력이 하루아침에 '바보짓'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피할 수 있는 단지들도 분양가 인하를 해야 할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분양가를 올릴 경우 자칫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보다 분양가가 높을 경우 미분양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 후분양제 시행으로 일반분양 시기가 늦춰지면 지자체의 까다로운 인허가 단계를 통과하기도 힘들 전망이다.
현재 사업시행인가 단계 재건축 단지는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5차, 서초구 반포동 한신1차·서초동 삼호1차·잠원동 반포한양 등이다. 이들 단지는 12월 전까지 관할 지자체에 관리처분인가 신청서류만 제출하면 되기 때문에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조합설립인가 단계 단지는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논현동 경복·대치동 청실1.2차·압구정동 한양7차,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1·2차 등이다. 이들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를 피할 수는 있지만 오는 9월 이전까지 사업시행인가, 12월 이전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조합설립인가 단계 재개발 단지로는 동작구 흑석동 흑석제4구역, 성동구 금호동 금호제18구역, 중구 신당동 신당제7구역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