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고위급협상이 25일 타결되면서 한국경제에 파란불이 켜졌다.
일촉즉발로 치닫던 한반도의 긴장이 풀리면서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유커(중국인 관광객) 등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의 발길도 늘어날 전망이다.
그동안 세월호 사태와 유로존 위기, 메르스 사태 등을 겪으면서 특히 체감경기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지난 달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발표한 한국 등 세계 40개국에서의 체감경기 설문조사 결과 한국인 응답자 중 경제 상황이 나쁘다고 답한 사람이 83%였다. 이는 가나(73%) 등 7개 아프리카 국가는 물론 팔레스타인 자치지역(67%)보다 높은 수치다.
국내 기업들도 중국경제의 성장 둔화, 엔저 등으로 인한 수출 감소와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인한 내수 위축으로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았다.
외국인 관광객 수는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었지만, 최근 남북 간 대치로 여전히 우려가 컸다.
이런 와중에 남북고위급협상 타결은 가장 큰 경기불안 요소를 제거한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관계가 긴장 관계에서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게 되면서 경제에 영향을 미칠 큰 국내 변수 하나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11~13일 급작스러운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에 이은 경기둔화 우려 등 이른바 ‘중국발 위기’는 여전히 변수다. 최근 4주간 한국 증시에서 이탈하는 외국인 자금 규모만 13억 달러를 넘어서면서는 등 중국 불안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다.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정부ㆍ여당은 경제 활성화 및 노동개혁 입법의 고삐를 더욱 세게 당길 것으로 보인다. 남북고위급 협상이 타결된 날은 공교롭게도 박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 당일이다. 후반기 국정운영의 시작과 맞물린 만큼 국정의 추진동력을 상당 부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대통령은 20대 총선을 앞둔 올 하반기를 노동개혁을 추진할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올해 반드시 노동개혁을 완료해야 금융 등 나머지 개혁과제들의 동력도 확보할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시작이 좋다”고 밝혔다.
한편, 남북은 이날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나흘째 가진 고위급 접촉에서 북측은 준전시상태 해제와 지뢰도발·포격도발에 대한 유감표명을 표명하고 우리 정부는 대북 확성기를 중단키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군사적 대치 상황을 풀기 위해 고위급 회담을 지속해 나가고 추석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회담을 오는 9월 초 갖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합의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지켜나가면서 다른 한편으로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이번에 남북이 합의한 구체적인 사업들이 후속 회담 등을 통해 원활하게 추진돼서 남북 간에 긴장이 해소되고 한반도 평화와 발전을 위한 전기가 마련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