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그라지지 않은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머지않아 돌아올 미국의 금리인상은 여전히 국내 증시를 위협하는 잠재적인 요인으로 남아있다. 이에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과거의 위기에서 미래의 해답을 찾고 있다. 가깝게는 2013년 테이퍼링 위기와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있고 G2에서 촉발되는 금융위기라는 점에서 2008년과 견주는 의견도 나온다.
2011년 4월 포르투갈이 구제금융을 신청했고 미국의 출구전략에 대한 위기감에 더해지는 가운데 신용평가사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글로벌 증시는 혼돈으로 빠져들었다.
당시 코스피 지수는 8월 2일부터 9일까지 6거래일 동안 매일 2% 이상 하락하며 충격이 진정되기까지 단기간에 17% 이상 빠졌다. 당시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둬들인 자금은 3조2500억원에 달한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8월 5일부터 17거래일 이상 순매도 기조를 유지하며 자금을 빼고 있는 현재의 상황과 비슷하다. 다만 이번 위기에는 증시 하락폭과 외국인 매도 규모 측면에서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당시와 비교해 적은 충격을 경험하고 있다”며 “증시 하락폭과 외국인 매도 규모 측면에서 아직 패닉이 충분히 반영되었다는 확신을 가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 동남아 경제 취약국의 위기가 2013년과 원인과 진행 결과 측면에서 유사하나 그 강도는 훨씬 강한 상태라고 지적한다. 그런 점에서 2013년과 마찬가지로 이번 위기의 결과는 2013년의 경험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 연준이 펼칠 통화정책과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에 달려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강력한 금리정상화를 표방한 데 이어 중국경제의 침체가 심화된다면 한국 원화 가치와 주가가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던 1997년 말의 외환위기 충격이 재현된다”며 “2015년 가을 동 위기의 결말이 어디로 수렴되는지는 2013년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미 연준의 통화긴축 스탠스와 중국정부의 경기부양 의지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임동인 교보증권 연구원은 “2008년 중국 경제 상황은 좋았지만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는 컸으며 2015년에는 미국 경제 상황은 좋지만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는 크다”며 “결국 2015년 글로벌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 방향은 중국 발 금융경색 환경에서 단서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경제 둔화로 인한 신흥국의 자금 유출에 대해 우려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18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만약 중국발 금융위기와 경기침체가 확대된다면 신흥국에 대해선 우선적인 리스크 관리가 요구되는 상황이란 설명이다.
임 연구원은 “현재 신흥국은 경기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자본유출 위험에 따른 통화약세 스트레스가 극심한 상황”이라며 “2015년 중국 경제둔화 우려로 10개 국가 즉 대만, 싱가포르, 태국, 한국 등이 지목되는데 이들 신흥국의 경제 환경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며 현재 상황에서는 실제적인 자본유출 상황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