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가 기성복이라면 랩 어카운트는 맞춤옷이다. 그만큼 잘 맞는 상품을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의미다.”
변동성이 심한 장세에서 분산투자 수요가 높아지면서 랩 어카운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그러나 ‘랩(싸다, 포장하다)’이라는 이름을 쓰는 만큼 다양한 성격의 자산에 투자하는 탓에 상품을 고르는 데 어려움을 겪는 투자자도 많다.
투자하는 자산별로는 개별 주식에 60% 이상 재산을 투자하는 ‘주식형’, 주식관련 재산이 일체 편입되지 않고 채권성 자산에만 투자(만기)하는 ‘채권혼합형’, 단기 입출금 수요에 대응해 국공채, 금융채, CP, 콜론 등 단기채권자산에 투자하는 ‘채권형 MMW’, 재산의 90% 이상을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형’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꾸준히 인기를 모으는 것은 여러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자산배분형 랩이다. 중국본토와 홍콩 시장을 동시에 편입하면서 저평가된 시장 쪽으로 투자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거나 유럽과 미국 등 전세계 주식과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의 변동에 맞춰 편입 비중을 조절하는 방식을 내세운다. 주식보다 안정적인 투자성향을 보이면서 채권보다는 높은 성과를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특히 해외 투자 랩 상품의 경우 매매차익에 대해 위탁매매와 동일하게 양도소득세 22%만 내면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할 수 있다. 양도소득 기본공제로 연 250만원 공제혜택도 볼 수 있다. 반면 해외펀드로 투자할 경우 매매차익이 배당소득세로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포함된다.
최근에는 ETF랩과 펀드랩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원유 관련 ETF랩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향후 상승세를 점친 투자자들이 몰리기도 했다. 원유 ETF랩은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들을 분할매수해 일정 수익률에 도달하면 이익을 실현하는 구조다. 펀드랩은 투자자가 직접 설계하기 어려운 펀드 투자 포트폴리오를 전문가가 대신해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투자자의 의사개입 여부와 관련해서는 크게 일임형과 자문형으로 나뉜다. 일임형랩은 증권사가 직접 구성ㆍ운용할 수 있으나 자문형랩은 증권회사가 상품의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투자자문사에 상품 구성 등에 자문을 구하는 방식이다. 최근까지는 일임형 랩이 인기를 끄는 추세지만 자문형랩도 해외 유명 자문사의 투자전략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취하는 등 전문성이 강화된 장점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한편 일임형랩은 본사운용형 랩과 지점운용형 랩으로 다시 구분된다. 본사에서 일괄적인 전략으로 운용하는 랩과 달리 지점운용형 랩은 지점의 전문가와 고객이 일대일 상담을 통해 가장 ‘맞춤형’ 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상품 가입금액을 기준으로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골라보는 것도 좋다. 기존 랩어카운트는 최소 가입 금액이 3000만원대 이상으로 고액 자산가가 아니면 접근하기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최소 가입금액이 10만원인 상품도 출시돼 문턱이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