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지리(漁夫之利)는 너무도 유명한 말이다. 이 말도 전국책(戰國策) 연책(燕策)에서 나왔다. 조(趙)가 연(燕)을 치려 할 때 마침 소진(蘇秦)의 아우 소대(蘇代)가 와 있었다. 형만은 못하지만 그도 유명한 세객(說客)이었다. 소대는 연나라 왕의 부탁을 받고 조 혜문왕(惠文王)을 찾아가 이렇게 말했다. “이번에 제가 여기에 오는 도중 역수(易水)를 건너게 됐습니다. 마침 민물조개가 강변에서 입을 벌리고 햇볕을 쪼이고 있는데 도요새가 조갯살을 쪼아 먹으려 하자 조개는 깜짝 놀라 입을 오므렸습니다. 도요새는 주둥이를 물리고 말았습니다. 도요새는 오늘 내일 비만 오지 않으면 조개가 말라 죽을 거라고 생각했고, 조개는 오늘 내일 입만 벌리지 않으면 도요새가 죽을 거라고 생각해 서로 버티고 있었습니다. 그때 마침 이를 본 어부가 새와 조개를 다 잡아버렸습니다.”[今者臣来過易水 蚌方出曝 而鷸啄其肉 蚌合而莫過甘其喙 鹬曰 ‘今日不雨 明日不雨 即有死蚌’ 蚌亦谓鹬曰 ‘今日不出 明日不出 即有死鹬’ 兩者不肯相舍 渔者得而幷擒之] 이야기 전개가 견토구폐(犬兎俱斃)의 경우와 똑같다.
소대는 이어 이렇게 말했다. “지금 연나라를 치려 하시는데 두 나라가 오래 버티어 백성들이 지치게 되면 강한 진나라가 어부가 될 것을 저는 염려합니다. 왕께서는 깊이 헤아리십시오.”[今趙且伐燕 燕趙久相支 以弊大衆 臣恐强秦之爲渔父也 故愿王熟計之也] 혜문왕은 옳은 말이라며 공격계획을 취소했다.
이 글에 나오는 鷸은 도요새, 물총새를 뜻하는 글자다. 蚌은 말조개과의 민물조개라고 한다. 방합(蚌蛤)과 도요새가 싸우는 바람에 제 3자만 덕을 봤다는 방휼지쟁(蚌鷸之爭)이라는 말이 있다. 휼방지쟁이라고도 한다. 그런 형세를 방휼지세(蚌鷸之勢)라고 한다. 아주 좋지 않은 상황이다. 어부지리는 어옹지리(漁翁之利)라고 말하기도 한다. fusedt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