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80) 전 새누리당 의원이 포스코 비리 의혹과 관련해 14시간의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이 전 의원은 정준양 회장 선임과정 개입과 특정 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비자금 조성 등 3가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의원은 6일 0시 35분께까지 조사를 받았다. 전날 오전 10시 25분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나온지 14시간 만이었다.
이 전 의원은 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2012년 검찰에 소환된 이후 1년 2개월을 복역하고 2013년 9월 만기출소했다. 출소 2년만에 다시 검찰 조사를 받은 셈이다.
조사를 받은 이 전 의원은 보좌진의 부축을 받으며 청사를 나와 "오해가 없도록 잘 해명하고 간다"고 말했다.
조사를 받기 전 "왜 내가 여기와야 하는지 이유를 명확히 모르겠다"며 각종 혐의를 부인했던 이 전 의원은 정준양 전 포스코그룹 회장 선임 과정에 개입한 의혹에 대해 "(개입) 안 했다"며 여전히 부인했다.
이어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부분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어느 회사에 비자금이 있다는 겁니까"라며 목소리를 다소 높이기도 했다.
포스코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이 전 의원의 측근이 소유했거나 경영에 관여한 업체들이 정준양 전 회장 시절 포스코의 일감을 집중 수주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 전 의원에게 관련 내용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는 정준양 전 회장 재임 기간인 2009년∼2012년께 일감을 집중적으로 수주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특혜 수주에 따른 경제적 이익 중 일부는 이 전 의원의 포항 지역구 사무실 운영비 등으로 사용되는 등 이 전 의원 측에 흘러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규모는 3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이런 특혜 거래는 이 전 의원이 정준양 전 회장의 선임에 직접 개입하고 포스코의 신제강공장 건설 중단사태를 해결해주는 등 신세를 진 정 전 회장이 일종의 '보은' 차원으로 지시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 전 의원은 조사에서 의혹들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