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투데이] 아메리칸어패럴, 결국 파산보호 신청…몰락한 진짜 이유는?

입력 2015-10-0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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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의 경쟁상대는 누굴까? 롯데나 현대백화점 같은 유통업체가 먼저 떠오를 수밖에 없다. 정작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은 “주말에 우리의 잠재적 고객을 흡인하는 야구장이나 테마파크도 경쟁상대” 라는 답을 내놓은 적이 있다. 그 답이 지금 미국 의류업계에서 사실로 증명되고 있다.

요즘 미국의 의류브랜드들이 잇달아 경영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웨트 실(Wet Seal), 뎁 샵스(Deb Shops), 델리아스(Delia’s), 바디 센트럴(Body Central) 등에 이어 아메리칸 어패럴(American Apparel)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5일(현지 시간)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

이 회사는 자라(ZARA)와 같은 해외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밀려 올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 감소했다. 구조조정 등을 통해 자구 노력을 해왔으나 지난 5년간 3억4000만 달러의 적자를 냈고 올 들어서도 45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1989년 출범한 아메리칸 어패럴은 새로운 패션과 미국 내에서 생산하고 고용을 증진한다는 전략을 내세워 젊은 층으로부터 인기를 끌었고 미국 전역에 130여개의 대형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은 이 의류업체의 경영난에는 과당 경쟁, 신제품 개발 부진, 노사분쟁, 경영진의 불화와 성희롱 사건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10대 등 젊은 층의 의류 소비 위축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젊은 소비자들이 스마트폰과 앱, 게임 등 IT 세계에 빠져 패션제품에 대한 관심이 줄면서 소비와 지출 패턴도 함께 바뀌고 있는 것이다.

최근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ureau of Economic Analysis)이 발표한 분야별 개인소비지출 통계에서도 이런 현상이 확실히 나타나고 있다. 올 1분기 중 개인소비지출은 전년동기 대비 1.8% 증가했는데, 의류와 신발의 기여율은 마이너스 0.03%였고 2분기에는 3.6%의 소비증가 중 0.2% 기여하는데 그쳤다. 이에 비해 내구용 레크리에이션 제품의 기여율은 1분기 0.18%, 2분기 0.25%로 꾸준히 증가했고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에는 0.38% 및 0.37%로 소비품목 가운데 기여도가 가장 높았다. 세대별 소비통계는 따로 집계되지 않았으나 10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세대들의 야외활동 위축이 의류와 신발의 소비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베크롬비(Abercrombie & Fitch), 에어로포스테일(Aeropostale) 등 젊은 층을 겨냥하는 미국의 주요 의류브랜드들은 날로 치열해 지고 있는 동종업계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각적인 전략을 강구하고 있으나 이제는 젊은 세대를 집안에 묶어 두고 있는 인터넷 관련 업종과도 경쟁을 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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