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시대, 재테크]한방에? 천만에!…똑똑한 투자자가 이긴다

입력 2015-10-0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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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전문가 5人이 말하는 성공전략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직장인 A씨. 많지 않은 돈이지만 차곡차곡 모아 결혼 자금도 마련하고 노후도 대비하고 싶다는 나름의 소박한(?)한 목표를 세웠다.

기대에 부풀어 은행을 방문했지만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져 은행에 돈을 맡기면 맡길수록 손해가 되는 현실과 마주했다. 냉혹한 현실에 좌절을 겪은 A씨는 먼저 사회생활을 시작한 선배에게 조언을 구해본다.

선배는 말한다. 초저금리 시대 돈을 불리기 위한 방법은 주식뿐이라고. 솔깃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옆 부서의 B과장은 주식투자로 원금의 500% 넘는 수익을 거뒀고 선배의 아는 후배는 잇따른 투자 성공으로 회사도 때려치우고 아예 전업투자자로 나섰단다.

새로운 희망으로 부풀기 시작한 A씨는 어렵게 모은 종잣돈으로 주식투자에 나서기로 결심한다. ‘일확천금’의 부푼 꿈을 안고 주식투자에 나선 A씨.

하지만 ‘주식의 세계’는 결코 녹록지 않았다. ‘초심자의 행운’으로 한때 투자금의 20%가량으로 수익을 거두기도 했지만 속절없이 무너지는 증시에 A씨의 계좌는 결국 반토막이 나고 만다.

기로에 선 A씨. 이제껏 잃은 돈이 아깝다. 모아 두었던 돈에 신용거래까지 당겨 투자금을 늘린다. ‘한방’만 터지면 모두 만회할 수 있을 것이란 부질 없는 희망에 또 한 번 몸을 맡기지만 결국 ‘쪽박’ 신세가 되고 만다.

원망스러운 마음에 주식투자를 권한 선배를 바라보지만 진작 ‘쪽박’ 신세로 전락한 선배는 눈물을 머금고 HTS화면을 부여잡고 있다. 이렇게 또 한 명의 투자자가 ‘좌절’을 맛봤다.

주식시장에서 A씨와 같은 사례는 너무도 흔하다. 오죽하면 온라인상에는 ‘주식투자 실패 패턴’이라는 도식까지 돌아다닌다. 아무런 준비 없이 주식시장에 뛰어든 초보 투자자들은 대부분 위와 같은 투자 실패 패턴대로 움직인다고 한다.

투자에 실패한 투자자들은 냉혹한 주식시장을 탓하지만 이는 결국 충분한 준비 없이 뛰어든 투자자 본인의 잘못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투자자들이 주체적으로 자신의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주식뿐이라고 말한다. 다만 국내 주식투자 문화가 ‘투자’가 아닌 ‘투기’로 변질돼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실패하지 않는 투자자가 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투자전문가 5명에게 성공 투자 방법을 물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똑똑한 투자자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무엇을 위해 투자하시나요?”…투자 목적을 분명히 해라! = 주식투자에 나선 사람들은 왜 주식 투자에 나서냐는 질문에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지극히 당연한 소리다. 그러나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주식투자에 나선다면 그 투자는 ‘백전백패’일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돈의 목적에 따라 투자 방법도 기간도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20대 후반 혹은 30대 초반의 직장인이 결혼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투자에 나선다면 이 자금은 노후자금을 위한 투자보다 투자 기간이 짧아야 하며 투자 기간 대비 목표 투자수익률 역시 높아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분명한 투자 목적 없이 단순히 높은 수익률만을 기대하며 투자에 나서고 있으며 이는 효율적 투자로 이어지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한국에 와서 만난 사람 중에서 주식투자로 돈을 많이 벌었다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며 이는 확실한 투자 목적 없이 단기적인 목돈 마련에 목을 매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존 리 대표는 “선진국에서 대부분 노후를 위해 주식투자에 나선다”며 “미국의 경우 직장인들이 월급만 받아서는 은퇴 후 편하지 않다는 것을 미리 알고 국가적으로 주식을 투자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한국은 단기적인 목돈 마련이 목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에 한국 사람들의 80~90%는 주식투자를 하면 안 된다고 말하지만 이는 주식투자를 잘못한 것이지 주식 자체가 잘 못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자신의 투자 목적을 분명히 하고 단기 수익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주식 투자는 저금리 시대 가장 효과적인 재테크 방법이란 것이 존 리 대표의 의견이다.

◇“뭐하는 회사지?”…투자기업에 관심을 가져라! = “자신이 투자한 기업이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아십니까?”

무슨 당연한 소리를 하느냐고 되묻겠지만 의외로 상당수 투자자들이 자신이 투자한 기업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투기 성향이 강한 국내 투자자들의 경우 루머나 차트 등을 통해 투자 종목을 선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기업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직접 탐방을 통해 획득한 정보를 담은 보고서보다 이른바 ‘투자의 제왕 00도사’의 말에 더 영향을 받는 국내 주식시장을 보면 현재 우리의 현실을 알 수 있다.

주식 투자를 하는 데 있어 시장에 나도는 ‘루머’는 절대 투자의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차트 역시 참고에만 그쳐야 한다는 것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결국 성공하는 주식투자는 기업의 본질 가치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특히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투자에 있어 그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강 회장이 추천하는 훌륭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은 △비즈니스 모델이 명쾌한 기업 △시장에서 검증된 기업 △미래의 환경에 적응을 잘하는 기업이다.

그는 “이와 더불어 (선택한 기업의 이익이) 지속성이 있고 변동성은 낮은지, 확장성과 예측가능성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부해야 살아남는다”…재무제표는 기본이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는 정말 보물창고 같은 곳이다.”

대학을 졸업하기 전부터 사모펀드를 운용하고 투자자문사까지 차린 ‘창업의 전설’, 5년 만에 수익률 300%를 달성한 ‘괴물 투자자’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의 말이다.

최 대표는 “전자공시 이전에는 기업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었다”며 “그러나 전자공시 덕분에 기업을 속속들이 알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최 대표뿐만 아니다. 대부분의 투자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만큼 상장회사의 재무정보를 보기 쉽고 활용하기 좋은 곳은 없기 때문이다. 거기다 그 귀한 정보들을 공짜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개인투자자들의 전자공시 시스템 활용도는 그리 높지 않다.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전자공시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업의 재무제표 등을 분석하기 쉽지 않은 탓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도 공부를 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투자 전문가들인 펀드매니저들도 기업의 재무제표 분석은 물론이고 직접 기업 탐방에까지 나서며 종목 연구에 힘을 쓰고 있지만 때로 투자에 실패한다.

그런데 이들보다 주식 투자에 있어 부족하 정보와 지식을 가지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이 공부를 하지 않고 투자에 나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아는 것이 힘이다”…잘 아는 곳에 투자해라!=대표적인 성공 투자자 중 한 명인 피터런치는 ‘생활 속의 발견’이라는 투자법으로 유명하다. 피터런치가 매일 아침 출근길에 사람들이 도넛을 사먹기 위해 길게 줄을 선 것을 보고 ‘던킨도너츠’에 투자에 높은 수익을 거둬들였다는 일화는 너무도 유명하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도 이같은 투자 방법이 개인 투자자들에게 매우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이 부사장은 “주식시장은 비합리적일 수밖에 없다”며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하고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회사의 펀드매니저들이 연간 탐방에 나서는 기업 수가 1600개에 달한다”며 “개인투자자들이 펀드매니저들의 이 같은 정보력을 이길 수는 없으며 때문에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투자자가 제약회사에 다닌다면 그 분야에 있어서는 제약업종의 애널리스트보다 전문가일 수 있다”며 “그런 투자자가 전자업종에 투자하는 것은 투자 효율성이 떨어지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나만의 투자스타일을 만들어라!=이 부사장은 이와 함께 나만의 투자법을 만들라고 강조했다. 그는 “누가에게나 딱 맞는 주식이나 펀드는 없지만 나에게 꼭 맞는 투자법은 있다”며 “그 방법을 찾은 다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하루에 2∼3시간은 투자에 공부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신만의 투자 스타일을 구축한 대표 투자자로는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대표를 꼽을 수 있다. 이 대표는 취미는 ‘한학(漢學)’이라고 한다. 옛것을 존중하는 보수적인 선비 같은 그의 취미가 빠른 변화를 쫓아야 하는 주식투자와는 언뜻 맞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그의 이 같은 취미와 성향은 그의 투자 스타일로 나타났다. 주식 투자를 ‘인내심과의 싸움,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표현하는 그는 끈기 있는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대표는 “욕심 낸다고 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공부하면서 기다릴 줄 아는 미덕이 필요하다”며 “가만히 입만 벌리고 있지 말고 관심 있고 유망한 분야에 대해 공부하고 분석하는 습관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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