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습니다.
아프리카와 중남미 일부 지역에서 눈을 멀게 하는 ‘회선사상충’의 치료제를 개발한 공로가 인정돼 아일랜드 출신의 윌리엄 캠벨 교수와 공동으로 상을 받았다고 하네요.
이로써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는 23명으로 늘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한국의 노벨상 수상자가 몇 명인 줄 아십니까? 지난 2000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김대중 대통령 단 1명 뿐입니다. 물론 과학 분야는 전무합니다.
일본의 수상자 23명 가운데 20명이 과학 분야에 집중돼 있음을 감안하면 조금은 실망스럽습니다.
한국의 과학 기술력이 약하냐고요? 아닙니다. 1990년대 이후 정부와 기업들의 노력이 이어지면서 이미 반도체, 조선, 자동차 분야의 산업 기술은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기초 연구 역시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 논문 등재율이 세계 10위권 안에 들 정도로 성과를 내고 있죠.
문제가 뭘까요. 시간이 좀 더 필요합니다. 노벨상은 최소 20~30년간의 누적 업적을 평가합니다. 그런데 한국은 1990년대 들어서야 기초 과학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산업화가 한창이던 1980년대는 먹고 사는 게 더 급했죠. 당시 국가연구개발사업비 규모가 100억 원에 불과했다고 하니, 짐작이 가네요.
이유를 알고 나니 희망이 보입니다. 짧은 연구개발 지원 역사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지난해 노벨상 수상 후보자 명단에 2명의 과학자(찰스 리 서울의대 석좌 초빙 교수, 유룡 IBS 연구단장) 이름을 올렸습니다.
앞으로가 중요합니다. 우수인력을 확보하고 연구 인프라를 확충해야합니다. 과학자들이 지원금 눈치 안 보고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투자도 확대해야 합니다. 한국의 노벨 과학상 수상, 이제 멀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