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상위 30대 상장 제약사(바이오 포함)의 지난달 30일 기준 시가총액은 이들 기업의 올해 상반기 순자산의 2.9배에 달했다. 이는 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그만큼 높다는 것으로, 주식 가치가 실제 순자산 가치보다 고평가돼 있음을 뜻한다. 이들 중 PBR이 가장 높은 곳은 코오롱생명과학으로 무려 8.3배에 달했고, 이어 한미약품(6.1배)·휴온스(4.9배)·셀트리온(4.7배)·LG생명과학(3.7배) 등 순이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다수 제약사의 주가가 오를 만큼 올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최근 제약·바이오 업종의 거품론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각 기업의 현재 모습을 살펴보면 신약 개발 성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등 이 같은 주가 급등이 헛된 기대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퇴행성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인 티슈진-C에 기대를 걸고 있다. 티슈진-C는 지난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3상에 돌입했는데, 이는 퇴행성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에 있어 세계 최초의 사례다.
또 국내선 임상 3상을 마무리하고 있는 단계로, 연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 승인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3상은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의 거의 마지막 단계로, 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면 최종신약 허가를 받을 수 있어 국내외서 티슈진-C에 대한 기대감은 큰 상황이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퇴행성관절염으로 고통받는 전 세계 1억5000만 환자들에게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올해 들어 자체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을 잇따라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 이전하면서 그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일라이릴리와 면역질환 치료제 HM71224에 대해, 또 7월에는 베링거인겔하임과 내성표적 폐암신약 HM61713에 대해 각각 7억 달러(한화 약 8127억원) 규모의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휴온스는 실적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5년 전만 하더라도 6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처음으로 200억원을 넘어섰고, 순이익도 지난 2011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4배가 넘게 불어났다. 특히 올해에도 히알루론산 필러 엘라비에와 전동식 의약품 주입 펌프 더마샤인의 수출이 급증하며 실적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