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프레지던츠컵은 모두가 승자였다. 미국팀은 6연패를 달성하며 최강 골프 실력을 입증했고, 인터내셔널팀은 향상된 기술과 패기로 17년 만의 우승을 노렸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나 2015 프레지던츠컵은 미국과 유럽의 골프 대항전인 라이더컵과 함께 세계 양대 골프 대항전으로 불리는 만큼 대회 결과는 중요하지 않았다. 세계 최고의 샷 기술을 가진 선수들이 팀을 위해 투혼을 발휘했다. 시즌 중 스트로크플레이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던 팀워크도 눈에 띄었다. 바로 그것이 대항전의 매력이다.
이 같은 세계적인 빅 매치에는 늘 노장 선수들의 투혼이 빛난다. 이번 대회도 예외가 아니었다. 양팀의 최고령 선수 필 미켈슨(45ㆍ미국)과 통차이 짜이디(46ㆍ태국)가 그 역할을 해냈다. 사실 이번 대회 전부터 양팀의 최고령 선수의 노련한 경기 운영을 보는 것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였다.
하지만 미켈슨이 이번 프레지던츠컵 무대를 밟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미켈슨은 1994년 제1회 대회부터 2013년 대회까지 단 한 차례도 프레지던츠컵에 빠지지 않았다. 그러나 미켈슨은 2015 프레지던츠컵 자력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고, 제이 하스(62) 미국팀 단장의 추천만을 애타게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하스 단장은 통산 42승의 미켈슨이 중요한 순간 큰일을 해낼 것으로 보고 그를 미국팀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다소의 논란도 있었지만 그의 의지는 확고했다.
하스 단장의 예상은 기분 좋게 적중했다. 미켈슨은 8일 포섬 매치에서 잭 존슨(39)과 짝을 이뤄 세계랭킹 2위 제이스 데이(28), 스티븐 보디치(32ㆍ이상 호주) 조를 침몰시켰고, 9일 포볼 매치에서도 데이와 애덤 스콧(35ㆍ이상 호주)으로 구성된 인터내셔널팀에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 0.5점씩을 나눠가졌다. 이후 10일 오후 열린 포볼 매치에서 승리를 따낸 미켈슨은 11일 싱글 매치에서 찰 슈워젤(31ㆍ남아공)에 4홀 남기고 5홀 차 승리를 따내며 미국팀 우승에 힘을 보탰다.
짜이디의 투혼도 눈부셨다. 그는 8일 포섬 매치에서 아니르반 라히리(28ㆍ인도)와 짝을 이뤘지만 리키 파울러(27), 패트릭 리드(25)에 패했다. 그러나 짜이디는 9일 포볼 매치에서 다시 슈워젤과 나서 빌 하스(33), 크리스 커크(30) 조에 2&1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11일 버바 왓슨(37)과의 싱글 매치에서는 마지막 18번홀(파5)까지 한 홀을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왓슨의 짧은 거리 퍼트 실패로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했다. 짜이디의 극적인 무승부는 인터내셔널팀의 추격 의지에 불을 지폈고, 마지막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흐름이 전개됐다.
미켈슨과 짜이디. 양팀의 최고령 선수가 보여준 투혼은 2015 프레지던츠컵이 왜 흥행할 수밖에 없는지를 입증했다. 그들의 플레이엔 분명 젊은 선수들이 갖지 못한 관록이 있다. 바로 그것이 2015 프레지던츠컵을 흥분되게 만든 제3의 요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