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삼성그룹은 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 등 5개 지역과 미국(로스앤젤레스·뉴어크) 등 모두 7개 지역에서 직무적성검사를 시행했다. 담담한 표정으로 서울 강남구 압구정고등학교 고사장을 찾았던 지원자들은 시험이 끝나자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고사장에서 걸어 나왔다.
밀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응시자들은 친구와 답을 맞춰 보기 위해 전화통화를 하거나, 음악을 듣기 위해 이어폰을 귀에 꽂고 압구정역으로 향하고 있었다.
처음 치러진 GSAT은 언어논리와 수리논리, 추리, 시각적사고, 직무상식 등 모두 5개 영역으로 구성됐다. 모두 160문항이 출제됐다. 시험시간은 140분이으로 난이도는 전반적으로 평이했다는 반응이다. 추리,시각적 사고 부분이 다소 어려웠다는 지원자도 있었지만, 별 문제 없이 문제를 풀 수 있었다는 지원자도 있었다. 특히 응시자 대부분이 “기존 SSAT와의 차이는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전자 CE·IM부문 지원자 박 모씨(26세)는 “기존에 SSAT를 본 적이 있는데, 유형이 다르지 않았다”며 “유물의 시기상 순서대로 배열하는 것을 묻는 등의 역사 문제가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같은 부문 지원자 김상우(25세)씨도 “상반기랑 별 차이가 없었고, 선물·옵션 관련한 문제가 나왔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지원자가 역사 문제가 어려웠다는 평을 내렸지만 자신감을 드러낸 지원자도 물론 있었다. 삼성전자 연구개발 부문에 지원한 박 모씨(26세)는 “기존과 다르지 않았다. 역사 부문은 원래 출제 되는 만큼 나왔고, 준비를 많이 한 만큼 무난하게 다 풀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시험시간이 줄어든 만큼, 이번 GSAT에서는 인성검사가 생략됐다. 짧은 시간 동안 몇 백개의 비슷한 문제를 일관성 있게 답해야 하기에 인성검사에 대한 스트레스도 상당했다.기자가 SSAT를 준비하던 몇년 전 까지만 해도 삼성 지원자들 사이에서는 인성검사에 ‘네(YES)’라고 체크하면 안되는 문제들이 꼽히기도 했다. 물론 루머였지만 많은 지원자들은 ‘나는 지저분한 농담을 좋아한다’‘불에 유혹된다’등의 문제의 답을 묻고 함께 고민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영업마케팅에 지원한 25세 이 모씨는 “오늘 시험은 정말 적성검사만 나오고 인성문제는 없었다”며 “다른 회사들은 인성으로 거른다는 말이 있는데 삼성은 정말 문제 풀이 능력으로 평가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시사에 대해 조금만 관심이 있으면 풀 수 있는 수요·공급 관련 문제, 환율 관련해서 묻는 경제 문제가 많았다”며 “역사는 특히 중국 역사를 기반으로 한 세계사 문제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 씨에 따르면 ‘세계 1차대전과 2차 대전 사이에 벌어진 일이 아닌 것’을 고르는 문제, ‘중국 당나라, 한나라, 송나라 등 그 나라에 해당하는 유물이 아닌 것’을 고르는 문제가 출제됐다. 한국사에서는 신진사대부에 관해 묻는 문제가 출제됐다.
그는 “전반적으로 상식도 무난하게 풀 수 있었다”며 “삼성의 최신 신제품 스펙, 삼성그룹 기업 정보를 묻기 보다는 리튬배터리 등 삼성의 향후 사업 관련해서 묻는 문제도 다소 있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삼성직무적성검사에 처음 지원한다는 강 모씨(25세)는 “기존 시험을 치뤄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비교는 못하겠지만 GSAT 대비 문제집 자체에 인성검사가 포함되지 않아서 인성검사가 원래 없는 걸로 알고 있었다”며 “고등학교 때 따로 세계사를 공부하지 못해서 인지 역사 문제가 상당히 어려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GSAT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오는 11월 면접을 시행하고 11~12월 중 건강검진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