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家)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에서 중국사업 부실이 ‘태풍의 핵’으로 떠오르자 자금 통로 역할을 담담했던 롯데쇼핑홀딩스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쇼핑의 홍콩 법인인 롯데쇼핑홀딩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인수합병(M&A) 경영에 선봉장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1년 신 회장이 한국 롯데의 경영을 시작하면서부터 중국사업 확장의 물꼬를 튼 창구 기업이다.
그러나 지난해 약 3500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보이면서 신 회장의 아킬레스건으로 떠올랐다. 이번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 여러 배경 가운데 하나가 롯데쇼핑홀딩스의 부실을 초래한 중국 진출사업이 한 몫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지난 2007년을 기점으로 중국 마트체인인 마크로(Makro)와 타임즈(TIMES)를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지만, 적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신 회장이 지금까지 롯데쇼핑홀딩스에 출자한 자금만 1조원에 달한다. 지난 2009년 중국내 65개 마트를 가진 타임즈를 인수할 당시 7400억원의 출자를 시작으로 최근 3년 동안에만 약 3000억원의 출자를 단행했다.
그러나 중국내 내수부진으로 롯데쇼핑홀딩스의 장부가의 추락이 시작됐다. 지난 2012년 1조547억원에 이르던 롯데쇼핑홀딩스 장부가는 2013년 9217억원, 2014년 7201억원으로 2년 만에 3345억원이 빠졌다. 결국 롯데쇼핑의 손상차손으로 이어졌다.
신 회장의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나려고 전혀 다른 경영스타일을 보였던 게 화근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신 회장은 그동안 글로벌 경영을 주창하며 베트남·러시아·인도·중국·인도네시아(VRICI) 중심의 신규 투자에 주력했다. 중국에는 이미 롯데 계열사 중 유통을 비롯해 식음료·화학·물류 분야 등에 걸쳐 거의 대부분의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롯데 관계자는 “이들 계열사 투자금은 롯데쇼핑홀딩스를 통해 중국사업에 투입됐다”며 “결국 롯데쇼핑홀딩스의 부실규모가 전체 중국사업 부실로 직결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