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덟 차례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중 일곱 차례가 종료됐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건 지난 3월. 이후 연준은 4월과 6월, 7월과 9월, 그리고 28일(현지시간) 끝난 10월 FOMC까지 다섯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장장 7개월간 이어져왔단 의미다. 여기다 올해 마지막 남은 FOMC까지 한달 반을 더 불확실 속에 지내야 한다.
연준은 27, 28 양일간 개최한 FOMC 정례회의 후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내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성명은 “경제활동이 ‘점진적으로(moderate)’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하는 등 지난달 FOMC 성명의 어조와 비슷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이번 연준 성명에서 크게 두 부분에 주목했다. 첫 번째는 연준이 지난달에 넣었던 “글로벌 경제와 금융 동향이 경제활동을 다소 억제할 수 있다”는 문구를 삭제한 것이다. 이는 연준 위원들의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이 다소 완화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이번 성명은 “고용환경이 여전히 취약하지만 ‘다음 회의(next meeting)’에서 금리를 인상하는 게 적절한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시점을 적시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에 대해 사실상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이 가장 궁금해하는 건 올들어 일곱 차례의 FOMC 중 연내 금리인상 예고 전인 1월을 제외하고 금리를 동결해온 연준이 과연 12월에는 올릴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선 연준이 이번에는 기존과 달리 시장에 명확한 메시지를 줬다는 게 전문가들 사이의 중론이다. 웨스턴자산운용의 존 벨로우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은 (이번 성명에서)이 점에 대해 매우 명확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예를 들면 ‘다음 회의’에서 금리 인상에 무엇이 필요한 지를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일반적으로 연준은 시기에 대한 가이던스를 피하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12월 가능성을 명확하게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시장도 확실히 그렇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날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FOMC의 성명 발표 후 몇 분 만에 0.09%나 상승해 0.72%를 기록했다.
벨로우즈 매니저는 “지난 2개월간의 경제지표는 확실히 실망스럽지만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기 위해서는 향후 경제지표가 더 악화하지 않고 일관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만 확인할 수 있으면 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이어 그는 “연준은 경제지표에 대한 기대를 낮췄다”며 “금리 인상을 보류하려면 경제지표가 상당히 악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판별할 수 있는 첫 번째 바로미터는 30일 발표되는 고용비용지수(ECI)와 향후 두 차례의 고용보고서다. 10월 고용보고서는 오는 11월 6일에 발표된다. 벨로우즈는 “그 중 하나라도 호전되면 금리인상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비록 고용 증가 속도가 떨어졌다 해도 고용이 증가 했다는 것은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준이 금리 인상을 정당화하는 데 필요한 경제의 완만한 성장 회복에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자산운용사 레이먼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 채권 시장 책임자는 “인플레이션은 바로 모퉁이까지 와 있다고 하지만 나는 어느 모퉁이에서, 여기에 얼마나 가까이 있느냐”고 묻고 싶다. (인플레이션) 관련 지표 대부분은 금리인상을 정당화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마이클 애런 수석 투자 전략가는 “경제 지표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정당화하는 수치를 나타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준은 12월 금리 인상의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앞으로 몇 주간 발표되는 지표는 연준이 현재의 완화정책에서 이륙하는 걸 밀어주기에 충분한 변화를 보이기를 상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