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업계의 대표주자들이 살아나고 있다. 소니와 파나소닉이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성공해 장기 침체에서 탈출하고 있는 것이다.
소니는 29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 2015 회계연도 상반기(4~9월) 1159억 엔(약 1조98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1090억 엔 적자에서 흑자 전환한 것이다. 흑자를 보인 것은 5년 만에 처음이다.
회사는 내년 3월 마감하는 이번 회계연도 전체 순이익이 1400억 엔(전년 1259억 엔 적자)에 달해 3년 만에 최종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도 유지했다.
소니의 상반기 순익 규모는 파나소닉과 히타치 등 전자 부문 6개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부진 사업 매각 등 구조조정이 결실을 거두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이미지 센서 등 신성장 동력이 순조로운 회복세를 지속한 영향이다.
스마트폰 판매 대수는 상반기에 전년보다 28% 줄었지만 이 부문의 적자 규모는 435억 엔으로 전년보다 1300억 엔 가까이 축소됐다. 이미지 센서 등이 포함된 디바이스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58%에 달했다. 소니는 도시바 오이타 공장의 반도체생산설비도 인수하기로 해 이미지 센서의 수요 증가에 대한 대응이 더 좋아지게 됐다.
이미지 센서와 더불어 핵심사업으로 자리매김한 게임사업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소니는 콘솔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4(PS4)의 올해 판매 예상치를 1750만대로 종전보다 100만대 상향 조정했다.
같은 날 파나소닉도 9월 마감한 이번 회계연도 상반기 순익이 1113억 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13% 증가한 2004억 엔으로, 7년 만에 2000억 엔대를 회복했다.
파나소닉도 수년 전 7500억 엔에 달하는 적자로 고전했다. 이에 지난 2012년 취임한 쓰가 가즈히로 사장은 실적이 저조한 사업에서 철수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펼쳐 회사의 체질을 강화했다.
지난 상반기 냉장고와 세탁기 등 백색가전은 일본과 아시아에서 강세를 보였고 항공기 엔터테인먼트 시설과 감시카메라 등 법인 사업은 이익 증가를 견인했다. 쓰가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경영체질을 개선했기 때문에 이익을 낼 수 있었다”며 구조개혁 성과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히타치 등 다른 업체도 경기 변동에 크게 흔들리지 않도록 수익 체제를 구축하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여기에 엔저 효과도 일본 전자업체의 불황 탈출에 기여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