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의 경제력을 자랑하던 일본이 디플레이션 늪에 빠지면서 한국과의 경제 격차가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5년 뒤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7000달러 가량으로 일본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5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경제전망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명목 GDP는 지난해 2만7970달러에서 2020년 3만6750달러로 31.4%(8780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의 1인당 GDP는 같은 기간 3만6222달러에서 3만8174달러로 6.0%(1952달러) 늘어나는데 그칠 전망이다.
한국과 일본의 1인당 GDP는 10년 전인 2005년만 해도 1만8658달러와 3만5785달러로 2배 가깝게 차이가 났다. 1990년에는 한국이 5513달러에 불과했고 일본은 2만5140달러였다.
최근 10년 동안 한국은 반도체, 통신기기 등 제조업 강세와 수출 경쟁력을 바탕으로 일본과의 격차를 좁혀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주요 50개국 시장점유율 분석에 따르면 최근 10년 새 한국 상품의 점유율은 늘었지만 일본은 감소했다.
2004년 당시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세계 50개국의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3.06%로 일본(7.73%)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10년 뒤인 2014년 일본 상품의 점유율은 3.22% 포인트 감소한 4.51%로 주저앉았지만 한국의 점유율은 소폭 늘어 3.34%를 유지했다.
그러나 기술과 의료정밀기기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일본은 여전히 강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한국이 과학·의학 분야에서 단 한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한 반면 일본은 21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여기에 아베 정권의 엔저 정책으로 일본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점과 미국과 일본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로 자동차 부문의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일본의 입지가 커진다는 점도 한국에는 악재다.
이에 한국을 한 단계 성장시키려면 중장기적으로 차세대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도 한국은 전세계 50개국 가운데 GDP 대비 R&D 투자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로 꼽히지만 R&D 투자 총량에는 일본에 뒤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