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보험가격자율화 등을 포함한 보험산업 규제 완화가 소비자보다는 특정 대형 보험사의 수익만 높여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보험 규제 완화 후 중소형 손해보험사들은 일제히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했다. 반면 부동의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안정적인 손해율 관리로 보험료 인상 여지에서 한 발짝 물러나며 시장 점유율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
10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9월 현재 자동차보험을 포함한 전체 손해율은 84.4%를 기록했다. 장기보험이 86.5%를 보였으며 장기위험 73.8%, 자동차보험 85.0%, 일반보험 60.2%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현대해상과 동부화재의 전체 손해율은 각각 87.3%, 86.0%를 기록했다. KB손보와 메리츠화재는 각각 96.7%, 85.0% 손해율을 보였다.
특히 자동차보험의 경우 손해율 차이가 무려 10% 넘게 나기도 했다. 메리츠화재는 9월 손해율이 99.4%를 기록했으며, 롯데손보도 94.0%를 각각 나타냈다.
현대해상은 92.8%를 기록했으며 KB손보와 동부화재가 각각 92.3%, 92.0%를 기록했다.
손해율은 보험회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교통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보험회사의 영업수지를 결정하는 대표적인 것으로 예정손해율 대비 실제손해율에 따라 영업손익을 결정한다.
따라서 손해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보험료 인상 요인이 작다는 것이다. 그만큼 삼성화재의 가격경쟁력이 다른 손보사에 비해 월등하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후 메리츠화재보험은 이달 1일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2.9% 인상했다. 롯데손해보험도 1일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5.2% 인상하고 영업용과 업무용도 각각 6.6%, 7.2% 올렸다.
흥국화재 역시 같은날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5.9% 인상했다. 앞서 한화손해보험은 지난달 11일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4.8% 인상했다.
실손보험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10개 손보사들의 실손보험 평균 손해율은 지난 2013년 117.6%에서 2014년 120.3%, 올해 129.8%로 꾸준히 상승했다. 보험사들은 손해율 관리를 위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손보사들의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의 보험료 인상이 가시화되면서 최종 소비자들의 부담은 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화재는 안정적인 손해율로 보험료 인상에서 다소 여유가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 고객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금융당국의 보험사 상품 개발과 가격 결정에 대한 자율권규제완화의 최대 수혜는 삼성화재를 포함한 상위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보험 규제 완화는 삼성을 위한 조치"라며 "이제 국내 손보시장은 삼성화재와 ‘기타 보험사’로 재편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