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을 일으킨 두산가 3세들이 경영일선으로의 복귀와 때를 맞춰 이들의 자녀들이 경쟁적으로 두산 주식을 매입하고 있어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세칭 ‘형제의 난’을 일으킨 주인공인 박용오 명예회장의 자녀들은 주식 매입의 움직임이 없는 가운데 박용성·용오 형제의 자녀들이 대거 주식 매집에 나서 그 배경에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11일 재계 일각에서는 두산가 4세들이 올 초부터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경쟁이나 하듯이 물려받고 있어 향후 촉발될지 모르는 3세들간의 갈등을 미리 봉합하기 위한 차원에 조치가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이 나오고 있다.
두산가 3세들인 박용성 용만 형제들은 지난해 2월 ‘형제의 난’에서 비롯된 비자금 조성혐의로 실형 선고를 받고 2월 사면을 받은 이후 속속 주요 계열사의 등기이사로 복귀했다.
아울러 이들의 경영일선 복귀와 함께 두산가 장손인 박정원씨가 올해 두산 등기이사에 오르는 것과 동시에 대다수 4세들이 두산그룹 계열사 지분 늘리기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 2월 25일 두산중공업은 회사에서 보유하고 있던 그룹 지주회사인 두산의 주식 171만968주를 시간외 매매로 팔았고 이 주식을 두산그룹 오너 4세들 10명이 모두 사들였다.
이 주식을 매입한 것을 개인별로 살펴보면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 정원씨가 31만8155주, 차남 지원씨가 21만2082주, 장녀 혜원씨가 10만6073주와 더불어 두산건설 34만5040주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박용성 전 회장의 장남 진원씨가 23만3314주, 차남인 석원씨가 19만893주를 매입했고 박용현 두산건설 회장의 장남 태원씨가 16만9683주, 차남 형원씨와 삼남 인원씨가 각각 12만7262주를 매입했다.
아울러 박용만 부회장의 장남 서원씨도 12만4434주를 차남인 재원씨가 10만1810주를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두산가 4세들이 지분 매입을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정작 형제의 난을 일으킨 장본인인 박용오 전 회장의 자녀들인 경원씨와 중원씨는 조용한 상태다.
현제 경원씨와 중원씨가 (주)두산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없으나 박용오 회장이 38만8990주를 보유하고 있어 언제든지 4세들간의 분쟁이 불씨가 살아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두산가 4세들이 주식을 사들이는데 무려 975억원이라는 금액을 쏟아 부었고 1인당 50억원에서 150억원이라는 큰 금액을 투자한 것에 대한 배경에 3세들의 갈등 구조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편, 또 다른 일각에서는 두산그룹에 대한 경영권 인수시 상속세나 증여세 등을 절감하기 위한 사전조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