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R&D, 이제 ‘수확의 계절’

입력 2015-11-1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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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기술수출 대박 이어 국산 신약 개발 기대감 들썩

한미약품이 이달 들어서만 다국적 제약회사 2곳과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 국내 제약업계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 한미약품을 비롯해 다른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 연구·개발(R&D) 노력이 잇따라 결실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본격적인 R&D 투자의 수확기가 머지않았다는 것이다.

17일 제약 업계와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에 따르면 현재 국내 제약사 40곳이 진행 중인 신약 및 개량신약 등 R&D 파이프라인은 총 474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신약 파이프라인이 255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개량신약 188건·바이오시밀러 22건·바이오베터 9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발 중인 신약 중에서 상업화가 임박한 임상 3상시험을 진행 중인 신약이 무려 22개에 달한다.

기업 별로 보면 녹십자가 총 24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종근당(22개)·SK케미칼(17개)·유한양행(15개)·동아에스티(14개)·한미약품(14개) 등 순이었다.

또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임상시험 승인 건수의 경우 종근당이 총 26건으로, 한미약품과 한국얀센의 17건에 비해 10건 가까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다국적 제약사 한국법인인 한국노바티스(15건)·한국아스트라제네카(10건)·한국MSD(9건)가 뒤를 이었다. 다음은 각각 8건인 보령제약·CJ헬스케어·일동제약이었다.

이처럼 국내 제약사들의 활발한 신약 개발 노력은 R&D 투자비용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상장 제약사들의 R&D 투자비용을 연도별로 보면 지난 2009년 4112억원에서 2013년 8101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기간 기술수출 건은 2009년 5건에서 2013년 29건으로 5배 넘게 급증했다.

제약사들의 R&D 투자비용이 늘면서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갖추게 됐을 뿐만 아니라, 신약 파이프라인이 다국적 제약사들로부터 인정을 받으면서 기술수출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게 됐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그런데도 현재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신약 허가를 받은 국산 신약은 총 26개에 불과하다. 이는 118년이라는 국내 제약업계 역사를 놓고 볼 때 매우 저조한 기록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만, 1990년대 후반 들어서 국산 1호 신약이 탄생한 것을 고려하면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 제약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 14개의 국산 신약이 허가받았고, 2010년부터 현재까지는 11개의 국산 신약이 허가받은 것으로 볼 때 점차 국산 신약 개발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도 “특히 올해 들어서만 5건의 국산 신약이 배출된 것을 보더라도,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 결실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상업화에 성공한 신약의 경우 R&D 소요기간(이하 평균)은 9.1년, 상업화 소요금액은 38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량신약과 바이오시밀러 등 오리지널 성분을 기초로 한 후발약물과 비교할 때, 기간과 투자금액 모두 국산 신약이 훨씬 많이 드는 만큼 신약의 상업성 제고가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지난해 국산신약의 생산 실적은 1000억원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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