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판 유럽연합(EU)을 지향하는 경제규모 7위의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공동체의 출범이 임박했다.
아세안 10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아세안 공동체는 정치·안보, 경제, 사회·문화 등 3개 축으로 구성됐다.
이는 아세안이 1967년 지역협력을 모색하기 위해 창설된 지 48년 만에, 2003년 아세안 공동체 설립 추진에 합의한 지 12년 만의 성과물이다.
특히 이번 공동체는 회원국 상당수가 저개발국으로 안보와 경제가 취약하고 일부는 정치마저 불안한 상황에서 10개 회원국을 통합, 성장을 극대화하고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서 안보와 안정을 확보할 수 있는 공동 전선을 만들었다는데 큰 의의를 두고 있다.
하지만 회원국간의 이질성과 경제 격차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 아직은 선언적 성격의 통합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회원국들이 단일화된 법적, 제도적 틀을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동체가 출범한다고 해서 곧바로 눈에 띄는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한 그동안 어떤 조치를 취했고 앞으로 어떤 정책을 펴며 어떻게 제도를 개선할지 구체적인 정보도 마련되지 않은 양상이다.
EU와 비교하면 아세안 공동체는 구심점이 될 운영기구도 없이 회원국들의 합의로만 이뤄진데다 단일 통화를 도입할 계획도 없다.
외교장관 회의를 비롯한 각 분야 장관급 회의, 정상회의 등을 통해 현안을 논의하고 이견을 조절, 공동 정책을 수립·시행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강제력과 신속한 정책 집행, 현안 대응이 당분간 요원하다는 분석이다.
교류 확대를 위한 회원국 간 자유로운 인력 이동 역시 의료, 회계 등 일부 전문직 종사자로 제한하는 등 사회 통합의 장벽도 여전하다.
또한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사태와 같이 회원국간 얽힌 사안을 제대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도 문제다.
이에 대해 말레이시아 말라야대학의 잣스완 싱 교수는 지난달 한국동남아연구소 주최로 열린 '2015 아세안 포럼'에서 아세안의 다양한 정치 시스템, 회원국 내정 비개입 원칙 등을 아세안 통합 도전요인으로 꼽고 "국가 이익과 지역 이익이 충돌할 때 어떤 정치적 의지가 작용할지가 관건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