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선거와 검찰수사, 그리고 인사 내홍. 서로 다른 사안들이 한데 엉키면서 국내 연기금들의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규택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은 내년 실시되는 총선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과거 자신의 지역구였던 경기도 여주에서의 활동을 늘리고 있을 뿐 아니라 정부 여당 관계자들과도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 이사장의 총선 도전으로 교직원공제회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임기 공백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3년 9월부터 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을 맡은 그는 내년 9월 임기가 만료된다. 그러나 이 이사장이 내년 4월 13일 실시되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 나간다면 올해 안에 이사장직을 그만둘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 이사장은 경기도 여주에서 14~17대 의원을 지냈다. 이와 관련 교직원공제회 관계자는 “이 이사장의 총선 출마와 관련해서는 아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대한지방행정공제회는 최근 한미약품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 투자를 한 혐의로 서울 남부지검의 압수수색을 받아 조직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이다. 행정공제회에서 이번 사건에 연루된 직원은 소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행정공제회가 검찰의 연기금 수사의 신호탄이었던 만큼 가볍게 넘길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국내 최대규모의 연기금인 국민연금공단은 여전히 인사 내홍을 겪고 있다. 국민연금은 현재 신임 이사장과 기금운용본부장의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와중에 보건복지부가 최광 전 이사장의 직무 대행인 이원희 기획이사의 임기를 1년 연장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복지부 의견과 최 전 이사장의 인사결정이 불협화음을 일으킨 데는 이 기획이사의 책임도 있다는 것이 투자업계의 지배적인 평가다. 이 기획이사는 복지부에서 인천공항검역소장, 인구정책실 인구아동정책관 등을 지낸 뒤 지난 2013년 11월에 국민연금으로 온 ‘관피아’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공무원을 지내지 않으면 연기금 조직에서 오래 남아있을 수 없다는 인식만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