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구조조정 중간점검] 석유화학, 구조조정 필요성 공감… 방법 놓고 정부·업계 시각차

입력 2015-11-25 17:43 수정 2015-11-2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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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업계가 정부의 구조조정 방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된 테레프탈산(TPA) 업계는 정부의 취지에는 공감하나 실행 효과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업체마다 상황이 다름에도 구조조정 방법을 두고 정부가 제안한 분할 매각 또는 설비감축 대상으로 지목되지는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된 TPA(PTA와 순도에서 차이. 같은 계열 제품)는 공급과잉과 중국의 자급률 상승에 따른 대중 수출량 하락으로 문제가 심각하다. TPA는 합성섬유와 페트병 등을 만드는 원료이다. TPA 가격은 톤당 600달러 수준인데, 원료인 파라자일렌(PX)이 톤당 800달러 수준이어서 팔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이다. 국내에선 한화종합화학과 삼남석유화학, 태광산업, 롯데케미칼, SK유화, 효성이 TPA를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고 연간 총 생산가능량은 634만톤에 이른다.

2011년 365만톤이던 대중 수출량은 지난해 267만톤으로 줄었고 올해는 지난 9월까지 182만톤을 수출했다. 이에 업계는 유럽과 인도 등으로 수출선을 다변화하고 있지만 해당 지역 역시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있어 업계의 어려움은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15일 ‘제2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 결과 발표를 통해 석유화학을 비롯해 조선, 철강, 해운, 건설 업계에 대한 구조조정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특히 석유화학 산업 중 TPA는 설비감축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독려·관리하기로 했다. 이 같은 계획은 사실상 TPA 업계의 구조조정에 개입하겠다는 뜻으로 읽혀 석유화학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정부의 일방적인 TPA 감축 독려가 생산업체마다 상황이 다르다는 점은 반영하지 않은 사실상 강요에 가까운 것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롯데케미칼과 효성 등은 자체 생산한 TPA 전량을 PET(페트)나 합성섬유, 타이어코드 등을 만드는 원료로 자체 소비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생산시설의 구조조정은 기업별로 입장이 달라서 간단한 처리될 일이 아니다”라며 “정부안 발표 이후 변화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TPA 생산 규모를 얼마나 가져가야 할지, 얼마나 남는지, 남는 건 어떻게 처리할지 등 논의하려 해도 서로 다른 상황에 의견 일치를 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정부에 공이 넘어간 상태이기 때문에 어떤 후속 방안들이 나올지 관련 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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