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아델(27‧ 본명 Adel Laurie Blue Adkins) 열풍에 휩싸였다. 최근 일고 있는 아델 신드롬에 대해 어떤 이는 “팝음악계의 기적”이라 묘사하고, 어떤 이는 “현대 대중음악의 거대한 신화”라고 명명한다. 허언이 아니다. 극찬의 근거가 확실하니까. 지난 2006년 데뷔해 앨범‘19’‘21’로 팝 음악사를 새로 썼던 싱어송라이터 아델이 3년 만에 내놓은 세 번째 앨범 ‘25’가 11월 20일 미국에서 발매된 지 일주일 만에 338만 장이 팔렸다. 2위인 스타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1989’ 판매량 180만 장의 두 배다. 2000년 남성 그룹 엔싱크(N'Sync)의 ‘No String Attached’가 세운 미국 최고 기록 242만 장도 압도한다. 미국 음반 판매량이 10년 전과 비교하면 5분의 1로 감소한 상황에서 이룬 아델의 성과는 눈부시다. 영국에서도 발매 첫날 30만 장을 비롯해 일주일 동안 80만 장이 팔려 1997년 오아시스(Oasis)가‘Be Here Now’로 세운 69만 장 기록을 넘어섰다. 미국 빌보드 차트 ‘핫 100’을 비롯한 세계 각국 팝 음악 차트에서 1위를 독식한다. 세계 119개국 중 110개국 아이튠즈 차트에서 아델의‘25’가 1위를 차지했다. 또한 ‘25’수록곡 ‘Hello’뮤직비디오는 공개 한 달 만에 유튜브 조회 건수가 5억4000만 건에 달했다. 24억 건으로 최다조회 기록을 가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5억 건을 기록하는데 98일이 소요된 것을 고려하면 아델 신드롬의 강도를 가늠할 수 있다.
아델 열풍의 원인에 대해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음성‧영상 실시간 재생 서비스)를 하지 않고 음반 판매와 음원 다운로드만 할 수 있게 한 판매 전략이나 톱스타에게 올인하는 블록버스터 마케팅 전략을 꼽는 전문가가 있다. 하지만 아델 신드롬의 본질은 아니다. 뉴욕타임스가 분석했듯 노래 자체보다는 이미지가 우선시되는 요즘 시대에 아델이 가수 본연의 보컬 기량만으로 거대한 신화를 만들고 있다. 풍부한 음량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고음 능력, 몰입하게 하는 음색, 감성과 감정을 잘 살리는 창법, 진정성과 감동을 주는 빼어난 가창력, 전 세대를 소구 할 수 있는 음악 등이 아델 신드롬의 원동력이다.
27세, 세 살짜리 아이의 엄마, 평범한 외모에 풍만한 몸집. 아델의 외형적 모습이다. 우리 대중음악계에서 이 조건으로 가수, 그것도 스타 가수가 될 수 있을까. 거의 불가능 할 것이다. ‘조광’에서 비판했던 외모를 중시하는 1930년대 대중음악계와 비교가 안 될 만큼 현재의 우리 대중음악계는 강력한 외모지상주의가 지배하고 있다.
상당수 연예기획사는 외모가 빼어난 가수 지망생들을 발탁해 가창력과 음악보다는 외모와 퍼포먼스로 눈길 끌기에 혈안이 돼 있다. 연예기획사뿐만 아니다. 가수를 선발하는 오디션 프로그램도 그렇다. 외모와 마케팅 전략이 우선시 되고 음악적 완성도와 가수의 가창력이 뒤로 밀리는 상황에서 빼어난 실력의 가수 지망생과 가수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한국 대중음악계의 퇴행 원인이다.
‘25’로 지구촌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아델은 가수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가수는 노래로 대중에게 감동을 주는 사람이며 대중에게 감동을 주는 힘은 외모가 아닌 가창력과 진정성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