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경제 성장률이 20년 새 최대폭으로 침체됐다.
브라질 국가통계청은 1일(현지시간) 지난 3분기(7~9월) 브라질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4.5%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통계를 시작한 1996년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브라질 경제는 이로써 분기 기준으로 6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국가통계청은 철광석 등 자원과 곡물가격 침체로 앞날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산되면서 투자와 개인소비가 모두 감소한 것이 마이너스 성장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5% 줄어 3분기 연속 10% 이상의 감소폭을 기록했다. 개인소비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줄어 3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고공행진 중인 물가상승률을 잡아 소비를 진작시키고자 기준금리를 지난해 10월 이후 7차례나 인상했다. 현재 브라질의 기준금리는 14.25%로 2007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높다. 11월 브라질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93%를 기록해 지난 1월 중앙은행이 정한 목표치인 6.5%를 크게 웃돌고 있다.
고용 시장도 부진하다. 올 10월 실업률은 7.9%로 2009년 8월(8.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라질 자동차산업협회(ANFAVEA)에 따르면 지난 10월 자동차업계 종사자 수는 총 13만27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줄었다.
여기에 여당 유력 인사와 재계 인사가 브라질 국영석유업체 페트로브라스의 비리 스캔들에 연루되면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도 브라질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25일 브라질 검찰은 남미 최대 독립 투자은행인 BTG팩츄얼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안드레 에스테베스와 여당 노동자당 대표인 델시디오 도 아마랄 의원을 페트로브라스 비리 의혹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체포했다.
전문가들은 브라질의 경제가 더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 관계자는 “브라질의 올해 성장률은 -3.5%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을 -3.2%로 예측한 바 있다. 브라질 경제가 실제로 연율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 이는 2009년 리먼 사태 이후 6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