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인상, 저유가 쇼크에 9회말 역전극 일으킬까

입력 2015-12-09 10:59 수정 2015-12-0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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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WTI 기준)가 계속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한 주 앞두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정책 결정에도 영향이 미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커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016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4센트(0.4%) 떨어진 배럴당 37.51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09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1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51센트(1.3%) 내린 배럴당 40.22달러까지 하락했다. 올들어 전날까지 국제유가는 배럴당 평균 49.65달러로 작년(92.91달러)의 반 토막 수준으로 추락했다. 지난 4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에서 감산 합의에 실패한 후 유가는 3거래일 만에 8% 이상 폭락했다.

연준은 지금까지 저유가의 디스인플레이션 효과는 일시적이라며, 목표로 하는 인플레이션율 2% 달성에 자신감을 표시해왔다. 앞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 2일에도 워싱턴D.C.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너무 오래 기다리도록 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12월 인상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는 또한 “전체적으로 지난 10월 이래 받은 경제, 금융 데이터가 고용시장의 지속적 개선이라는 우리의 기대와 일치했다”며 “내가 지적했듯이 고용시장의 지속적 개선은 물가가 중기적으로 우리의 목표치인 2%로 오를 것이라는 믿음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또한 “낮은 국제유가와 미국 달러화의 강세 때문에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0.25∼0.5%포인트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며 “미국의 잠재 물가상승률은 1.25∼1.75% 범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선이 무너져 30달러대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연준이 지금 같은 상황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저유가가 장기화하면 디플레이션을 부추겨, 연준이 목표로 하는 인플레이션율 2% 달성은 더욱 멀어지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국제유가가 오는 15~16일 FOMC 전까지 30달러대 초반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번 FOMC 때에는 40달러 대 초반이었으므로 10달러 가량의 급격한 상황 변화가 일어난 셈이어서 9회말 역전극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만일 연준이 금리인상을 또 보류한 경우, 시장의 실망감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까지 조성된 공감대가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세계은행은 8일 보고서에서 “연준의 금리인상에 따라 신흥국이 저성장 시대에 돌입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은행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자원국 및 신흥국에 집중 투자된 자금이 반전해, 세계 경제 전체에 하락 압력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럼에도 연준은 오는 15~16일 열리는 FOMC에서 9년 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세계은행은 “미국 금리인상에 따라 달러화 강세가 더욱 진행돼 (신흥국) 외환 위기의 위험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또한 상당했던 신흥국으로의 자본 유출입이 미 금리인상 관측에 따른 완화머니 회수로 지난 2분기(4~6월)에는 거의 제로(0)로 떨어졌다”고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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