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출자에 비해 선진형 지배구조로 평가받는 지주회사 체제의 이면에는 재벌총수의 후계상속시 그룹체제 유지에 유리한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대주주가 많거나, 2세들 수가 많은 기업일수록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두산, LS산전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교보증권은 26일 '지주회사 프라이싱 이슈'란 보고서(전용기, 오주식 공동작성)를 통해 "지주회사 전환의 이면에는 후계구도와 상속에 따른 계속기업의 원칙이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주회사 제는 순환출자구조에 비해 계열사간 연쇄 부실을 방지할 수 있고, 핵심계열사에 대한 역량집중과 사업다각화, 부실계열사 처분 등이 유리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장점이다. 총수일가의 그룹 지배율이 집중될 수 있어 적대적 M&A 방어에도 효과적이란 점도 있다.
교보증권은 "지주회사 전환의 이면에는 이같은 일반적 장점외에 상속에 따른 계속기업의 원칙이 놓여 있다"고 밝혔다.
국내 대기업들은 창업주인 총수가 있고 자녀들이 여러명 있을 경우, 총수 사망 이후 자녀들이 계열 분리를 통해 상속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과정에서 원래의 대그룹은 더 작은 그룹으로 세분화되고, 두번 정도의 상속이 발행하면 계열확장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더 작은 그룹으로 쪼개진다. 이러한 과정에서 상속받은 대주주가 자칫 경영에 실패한다면 몇 세대가 흐른 후에는 수십개의 계열사를 거느렸단 원래의 대그룹 집단이 작은기업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교보증권은 "지주회사 체제에서는 총수 사망 이후 아무리 세대가 흘러도 지주회사의 지분율만 상속되므로 더 작은 소그룹으로의 세분화 되는 일은 없게 된다"며 "이 때문에 원래의 대그룹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LG그룹과 GS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빨리 전환한 것도 총수 일가외에 수십명의 친인척 대주주들로 구성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에도 대주주가 많거나 2세들 수가 많은 기업일수록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교보증권은 "두산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움직임도 비교적 많은 수의 2세와 3세들로 오너일가가 구성돼 있어 지주회사 전환 필요성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라며 "아직 지주사 전환을 하지 않은 LS산전그룹 역시 이십여명의 총수일가 친인척들이 있어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한편, 교보증권은 지주회사 체제에서는 총수들의 부의 창출 방법이 배당금과 지분가치밖에 없어 이를 극대화하기 위한 기업활동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으며, 결국 투자자입장에서도 장기투자매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지주회사는 경기싸이클이 다양한 업종을 자회사로 거느렸기 때문에 경기 변동을 헷지(위험회피)하는 투자효과도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자회사 가치와 성장가능성 등을 고려해 주요 지주회사 또는 지주회사 전환 가능 기업들의 적정주가를 산출했다. 교보증권이 제시한 적정주가는 GS(5만2430원) 두산(17만9700원) STX(4만7700원) 삼성물산(5만5950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