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이후 본격화될 쌍용건설 인수전은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의 독주 속에 웅진그룹이 가세하는 2파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유진그룹, 대주건설 등 건설사 인수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던 대형 업체들이 떨어져 나갈 것으로 예상돼 '싱거운 승부'가 날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룬다.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여름께 M&A시장에 나올 쌍용건설 인수전에는 우선매수 청구권을 갖고 있는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 외에 웅진그룹이 웅진건설을 앞세워 쌍용건설 인수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5년 8월 웅진건설을 설립한 후 건설사 인수 의사를 대외적으로 알려왔던 웅진그룹은 윤석금 그룹 회장의 지휘 아래 웅진씽크빅, 웅진코웨이 등 보유 주식을 처분해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해 두는 등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해 대우건설 인수 등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던 바 있는 웅진그룹은 이번에는 전그룹 계열사가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쌍용건설 인수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웅진그룹이 건설업에 욕심을 내는 이유는 정수기, 비데, 공기청정기 등 현재 웅진그룹이 주력하고 있는 생활가전을 소화해낼 수 있는 주택시장을 찾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 4월 재무적 투자자를 확보, '실탄' 마련에 성공한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은 우선 매수 청구권을 사용, '종업원 지주회사'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인수주체인 자산관리공사 입장에선 가급적 우리사주조합보다 새로운 대형업체가 뛰어들어 매각가격이 높아지기를 바라는 입장이다. 그래야 쌍용건설에 투입한 공적자금을 최대한 회복할 수 있기 때문. 실제로 자산관리공사는 지난해 당초 매각 예상 가격이 2조5천억원 선이던 대우건설은 6조5천억원 팔아치워 엄청난 대박을 터뜨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적정가격에 보유지분을 팔 수 밖에 없는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의 득세가 속으로는 달갑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상황은 자산관리공사에 비협조(?)적인 상태. 건설사 인수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던 유진기업이 최근 극동건설 인수로 방향을 전환했고, 대주건설 역시 쌍용건설 인수전에는 참가하지 않을 것이란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대주그룹 관계자는 "우리사주 조합이 강력히 버티고 있고 인수를 해도 경영권 행사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웅진그룹 역시 우리사주조합을 의식해 대우건설 인수전 당시와 같은 활발한 인수 참여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이에 따라 이번 쌍용건설 인수전은 비교적 싱거운 승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는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은 매각 당시 주가의 약 2배 가격에 주식을 매입하는 형태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쌍용건설의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바로 전에 이뤄지며 쌍용건설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바로 거래가 끝이나게 돼 쌍용건설은 '종업원지주회사'가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