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이 시작됐다고 신났던 것도 약 일주일 전, 일주일이 지나니 집에 있는 것도 슬슬 지루해지고 몸도 찌뿌듯하다. 방학 동안 쉬면서 학기 중 쌓인 피로를 해소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쉼과 배움, 활동이 적절하게 배합된 방학이라면 더욱 뜻 깊을 것. 이 세 가지를 모두 충족시키는 곳으로 떠나보자. 일타삼피! 남산골한옥마을에는 쉼과 배움, 활동이 있다.
신선이 살던 곳, 청학동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청학동은 신선이 사는 곳으로 불리었다. 청학동의 옛 정취를 되살려 시민들의 쉼터이자 교육의 장인 남산골한옥마을이 조성됐다. 한옥마을 입구를 들어서면 과거 우리 조상들이 풍류를 즐기고 여름철 피서를 겸한 놀이터로 쓰이던 천우각을 만날 수 있다. 천우각의 옛 모습을 복원함은 물론,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훼손되었던 지형을 복원하여 전통 수종을 심었으며 정자와 연못 등을 복원하여 전통양식의 정원으로 꾸몄다. 현재 남산골한옥마을에 자리잡은 한옥은 삼각동 도편수 이승업 가옥, 삼청동 오위장 김춘영 가옥, 관훈동 민씨 가옥, 제기동 해풍부원군 윤택영 재실, 옥인동 윤씨 가옥으로 총 다섯 동의 한옥이 이곳 남산골로 이전•복원됐다. 서울 사대가 집안의 한옥부터 일반 평민의 집과 제사를 지내던 사당을 비롯해 한옥 내부에도 이 한옥에 살았던 사람들의 신분에 걸맞은 가구들을 배치해놓아 과거 조상들이 지내던 모습을 속속들이 알 수 있는 교육의 장이다.
다섯 채의 한옥들 사이에 있는 너른 마당에서는 투호놀이를 할 수 있으며 한옥마을에서 이정표를 따라 조금만 더 걸어가면 전통문화 체험교실이 등장한다. 여기서는 비석치기, 팽이치기, 윷놀이, 땅따먹기 등 우리의 전통놀이를 해볼 수 있다. 각 놀이의 유래와 놀이의 방법이 설명되어 있어 전통놀이가 낯선 사람일지라도 쉽게 즐길 수 있다. 서울남산국악당 건물에는 간단한 다과와 차를 즐길 수 있는 카페가 마련되어있으며 국악공연이 펼쳐진다. 서울천년타임캡슐 광장으로 가는 길목에는 비영리 전시공간인 스트리트 뮤지엄이 있어 한옥마을 내 또 다른 문화공간으로 볼거리를 제공한다.
천 년 후 다시 마주할 서울
그 시절의 물건들로 박물관과 추억의 거리를 조성할 만큼 옛 것은 사람들에게 늘 그리운 존재다. 여기 서울천년타임캡슐광장에는 언제나 그리운 옛 것들이 묻혀있다. 1994년 11월 29일, 서울 정도(定都) 600년을 맞이하여 조성한 서울천년타임캡슐. 매장된 물품으로는 94년 당시 서울의 모습과 시민들의 생활을 대표하는 물품 600점으로 서울 정도 1000년이 되는 400년 후인 2394년 11월 29일에 개봉될 예정이다. 타임캡슐 광장은 시간의 영속성을 의미하는 운성에 의한 분화구 모양으로 조성됐고, 캡슐은 무게 2.5톤에 달하며 보신각종을 본뜬 모양을 지니고 있다. 내부는 진공 처리 및 아르곤가스를 주입해 보존하고 있다. 서울 정도 1000년에 후손에게 문화유산으로 전달될 물건들. 시간이 흘러 타임캡슐을 열게 된다면 그 안에 물품들이 후세에게 어떻게 느껴질까. 많은 시간이 흐른 만큼 향수를 떠올리기 보다 무척이나 생소할 수도 있을 것이고 ‘이때는 이랬구나’라고 어렴풋이 과거를 더듬을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의 10대가 응답하라1988을 보며 ‘엄마의 어렸을 때는 저랬구나’라고 느끼는 것처럼.
남산골한옥마을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34길 28 남산한옥마을전화번호 02-2261-0511이메일 info@hanokmaeul.or.kr홈페이지 hanokmaeul.or.kr이용시간 하절기(4~9월) 09:00 ~ 21:00 / 동절기(11~3월) 09:00 ~ 20:00 / 전통정원 개방시간 07:00 ~ 23:00(후문 주문 통로 이용 05:00 ~ 익일 01:00입장료 무료가는 법 지하철 3, 4호선 충무로역 3, 4번출구 할리스커피 옆 골목으로 진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