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일 네 번째 핵실험을 강행했지만 국내 증시에는 큰 변수가 되지 못했다. 핵실험 소식이 전해진 직후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잠시 출렁이기도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낙폭을 모두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과거 세 차례의 핵실험에서 얻은 내성이 발휘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5.10포인트(0.26%) 떨어진 1925.43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1920선에서 움직였다. 이후 오전 11시경 핵실험 소식으로 급락세가 나타나 1910대 초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낙폭을 회복한 뒤 오히려 북한의 핵실험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을 때보다 소폭 오른 상태로 장을 마친 것이다.
코스닥의 움직임도 일시적 반응에 그쳤다. 이날 코스닥은 전날보다 3.20포인트(0.47%)오른 687.27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오전 한 때 675포인트까지 밀리며 일시적인 충격을 받았지만 이내 낙폭을 만회한 뒤 오후 1시를 전후해 상승세로 전환했다.
수급 측면에서도 ‘패닉’은 은 없었다. 개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070억원을 순매수하며 5거래일 순매수를 이어갔다.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1095억원으로 지난 4일 중국증시 급락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흐름을 나타냈다. 기관은 803억원어치를 팔았다.
코스피는 북한의 핵실험, 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최근 더욱 무뎌지는 모습이다. 1, 2차 핵실험까지만 해도 북한의 도발은 증시에 큰 악재였다. 2006년 북한이 1차 핵실험을 단행했을 때 코스피는 2.41% 급락했다. 당시 외국인이 4764억원을 팔았다. 2009년 2차 핵실험 때는 코스피가 장중 88.54포인트 급락했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선물 급락으로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북한 도발에 증시의 기초 체력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되자 그러나 3차 핵실험부터는 ‘학습효과’가 나타났다. 3차 핵실험 당시 코스피는 1.56%, 코스닥 0.85% 각각 올랐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험이 많을수록 금융시장의 공포심은 약해진다"며 "북한 핵실험 이후 시장 복원력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북한의 예측하지 못한 이벤트나 악재로 주가가 단기에 급락했을 때 곧 반등한다는 학습효과가 있다”며 “핵실험이 장기적인 문제로 커진 적도 없어 저가 매수를 하는 투자자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