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에 또다시 대주주발(發) 물량 부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양홍석 상무는 지난 3월 26일 동생 양홍준씨의 사망으로 보통주 135만5005주(약 310억원)를 상속받았다. 양 상무가 이번 상속으로 내야하는 상속세는 14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양 상무의 상속세 납부 신고기한은 오는 9월말이며, 이후에는 가산세가 포함되기 때문에 9월전 상속세 재원마련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최대주주 일가의 자금여력이 충분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양 상무는 지난 2005년 2월에도 부친인 고 양회문 대신증권 회장으로부터 지분 185만8119주(약 410억원)를 물려받았는데, 이후 1년 여동안 상속세 납부 등을 이유로 꾸준히 지분을 내다팔았다. 당시 양 상무가 내다판 지분은 전체 상속 지분의 41%(76만8000주)에 달했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전례를 감안할 때 이번에도 양 상무가 상속세 납부를 위해 보유자산 일부를 처분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문제는 양 상무가 과거처럼 주식 처분을 통한 현금 확보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한다면,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양 상무가 지난 2005년 3월부터 2006년 3월까지 보유주식 중 76만8000주를 내다파는 동안 대신증권의 주가는 25.78% 상승했다. 표면적으로 주가에 영향이 없는 듯 하지만, 동종업체들의 당시 주가와 비교하면 얘기가 틀려진다.
2005년부터 2006년으로 넘어가던 당시 코스피지수가 1000선을 돌파하는 등 주식시장이 모처럼 상승세를 만끽하던 시기였다. 증시 호황에 힘입어 증권주도 날았다. 같은기간 유가증권시장 증권업지수는 118.73% 뛰었다. 대우증권(이하 주가상승률 103.58%) 우리투자증권(101.8%) 삼성증권(89.09%) 현대증권(73.57%) 등 주요 대형증권사도 크게 올랐다.
이와 비교하면 대신증권은 상승률(25.78%)는 초라하기 그지 없는 수치이다. 대주주로부터 끊임없이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주가가 발목을 잡은 셈이다.
결국, 양 상무가 이번에도 상속세 납부를 위해 보유지분을 처분한다면 증시 1600 돌파시대에 다시 주목받고 있는 증권주 랠리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양 상무는 지난 14일 대신증권의 자회사인 대신투신운용 상무로 승진, '3세 경영승계'를 향한 본격적인 발걸음을 내딛었다. 지난해 7월 대신증권에 평사원으로 입사한지 9개월만에 파격적인 인사였다. 양 상무는 현재 동생으로부터 상속받은 지분을 포함 대신증권 보통주 282만19주(5.55%)와 우선주 130주 등 총282만149주(3.67%)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