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자들이 19일(현지시간)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국가통계국이 이날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과 지난달 산업생산, 소매판매 등 주요 경제지표를 일제히 내놓기 때문.
미국 CNN머니는 지난해 중국의 연간 GDP 성장률이 6.9%로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17일 보도했다. 톈안먼 사태로 경제가 위기에 빠졌던 1990년 이후 가장 느린 속도로 중국이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예상이 맞다면 중국 성장률은 정부 목표인 7%도 달성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CNN머니의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성장률이 6.5%로 지난해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천싱둥 BNP파리바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중국의 성장률이 올해 바닥을 칠 것으로 예상한다. 앞으로도 수년간 성장세가 평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서비스 산업은 계속해서 제조업과 광업, 전력 등의 분야를 웃도는 성장세를 보일 것이다. 이는 중국 경제가 건전성을 지속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 엔진을 투자와 제조업에서 소비와 서비스업으로 전환하는 개혁을 추진하는 것도 둔화에 일조했다. 또 최근 인민은행의 갈팡질팡 행보에 위안화 가치가 흔들리면서 증시가 혼란을 보인 것은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말에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6.8위안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현재 가치에서 약 3% 떨어지는 것이다.
인민은행은 연초에 위안화를 가파르게 평가절하했다가 증시 급락 등 역풍을 맞게 되자 홍콩 역외외환시장에서 대규모 개입을 단행하는 등 정반대의 행보를 걸었다. 이에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가 경제 연착륙을 이끌 능력이 있는지 의구심을 느끼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가 땅에 떨어진 신뢰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가 3월에 있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등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가 개최되는 것이다. 이번 양회에서 지도부는 13차 5개년 계획(2016~2020년)의 세부 사항과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제시하게 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UBS의 왕타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부적절한 의사소통과 다소 혼동을 일으키는 정책들은 그동안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중국이 올해 6.5%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려면 더욱 공격적인 통화정책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