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이 다가오면 국민들의 시선은 정치권에 유입되는 새로운 인물들에 쏠리곤 한다. 이번 4·13 총선을 앞두고도 각 당에서 각계각층에 있는 인재 영입전에 뛰어들면서 식상해진 정치판에 신선함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최근 영입된 인사는 기존의 공직자나 학자가 대다수를 차지한 것과 달리, 기업인들도 활발하게 참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총선용 인재영입에 가장 뚜렷하게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야권이다. 당초 제1야당의 분열사태로 인해 공백을 메꾸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이뤄진 측면도 있지만, 기대 이상의 흥행에 성공하며 시선을 끄는 데는 성공하는 모습이다.
특히 더민주 문재인 대표는 잇따른 인재영입을 통해 탈당으로 침체된 당 분위기를 쇄신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문 대표는 지난해 12월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을 영입 1호 인사로 입당시켰다. 이후 문 대표는 20일까지 15명의 대기업 여성 임원과 벤처기업인을 비롯해 청년 디자이너 등 다방면의 전문가를 영입했다.
눈에 띄는 인물로는 2호 여성 인재로 12일 영입한 양향자 전 상무가 있다. 광주여상을 졸업하고 삼성의 연구보조원으로 입사해 임원 자리에까지 오른 양 전 상무는 입당식에서 “학벌의 유리천장, 여성의 유리천장, 출신의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쳐 노력했다”고 소감을 밝히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하지만 도중 1호 여성 인재로 영입한 김선현 차의과대학 미술치료대학원 교수가 논문 표절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그림 무단 사용 의혹 등으로 입당한 지 3일 만에 자진 철회하는 등의 역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안철수 신당인 ‘국민의당’에 인재영입위원장직을 맡아 인재를 영입하는 역할을 자청했다. 안 의원은 윤여준·박선숙·이태규 등 2012년 대선 당시 원년 멤버를 합류시킨 데 이어 한상진 전 서울대 명예교수를 윤 전 장관과 함께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에 위촉시켰다. 또 창당발기인으로 참가한 천근아 연세대 교수를 아이들미래위원회 대표로 임명했다.
그러나 국민의당 역시 김동신 전 국방장관과 허신행 전 농림수산부 장관, 한승철 전 대검 감찰부장 등을 영입했다가 도덕성 논란이 불거져 영입 3시간 만에 취소하기도 했다. 허 전 장관은 자신이 모독을 당했다며 “안철수 의원과 국민의당은 인격 살인을 사과하라”고 비판했다.
선거 때만 되면 거물급 인사를 모셔왔던 여당은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이 같은 배경에는 “전략공천은 없다”고 천명한 김무성 대표의 원칙이 자리 잡고 있다. 다만 김 대표는 안대희 전 대법관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경우 특별히 회동을 통해 험지 출마를 종용했다. 또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4·13 총선에 나설 ‘젊은 전문가 그룹’을 1호 영입인사로 깜짝 발표하기도 했다. 종편방송 출연을 통해 얼굴을 알린 이들은 30, 40대 젊은 법조인을 중심으로 구성된 인사들이다.
그러나 공천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힌 김 대표는 젊은 인사들에 대해 “내가 먼저 연락한 게 아니라 이분들이 저한테 연락을 했다”고 언급하며 크게 힘을 실어주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당내 친박(친박근혜)계를 중심으로는 상향식 공천 개혁에 회의론을 제기하는 동시에 잇따라 인재영입을 언론에 소개하는 야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한 행보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