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최근 개봉한 한국영화 '오빠생각'의 흥행을 위해 금융사들에 영화예매권을 사들여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나며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는 은행·보험·증권사 등에 지난 21일 개봉한 '오빠생각'의 예매권을 최소 3000장에서 최대 1만7000장까지 사달라고 유선상으로 협조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제는 금융위가 금융사들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정부기관의 '요청'은 사실상의 '강매'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융위의 요청에 이미 상당수의 금융사들이 영화 예매권을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금융사는 금융위가 지정한 예매처를 통해 장당 6000원에 예매권을 사들였다는 것이다. 영화관람권의 정가는 9000원이다.
S은행은 1만7000장을 매입해 자사 콜센터는 직원들에게 나눠 줬고 H보험사는 3000장을 사들여 보험 상품 판촉에 활용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여러 금융사들이 금감위의 요청에 응해 매입한 물량이 최소 4만여장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금융당국이 갑의 지위를 악용해 해당 기업들은 물론이고 영화 시장의 질서도 어지럽히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영화의 사전 예매율과 개봉 초기 관객 수는 그 영화의 흥행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으로 이처럼 대량 매입을 할 경우 영화시장 질서가 왜곡 될 수 밖에 없다.
한편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18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오빠생각' VIP 시사회에 참석한 것이 배경의 일부가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 영화의 주연 배우인 임시완이 지난해 8월부터 정부의 금융개혁을 알리는 핀테크(Fintech·금융과 기술이 결합한 서비스) 홍보대사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