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의 양대산맥인 미국 아마존과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엇갈리는 실적 속에 시장의 냉담한 반응으로 울상을 짓게 됐다.
아마존은 28일(현지시간) 나스닥거래소 마감 이후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5% 급증한 4억8200만 달러(주당 1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보다 22% 증가한 357억 달러를 기록했다.
아마존 주가는 이날 8.91% 급등한 635.35달러로 마감했으나 순익과 매출이 모두 시장의 예상에 못 미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는 최대 15% 폭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순익 7억4290만 달러(주당 1.55달러), 매출 359억 달러였다.
아마존은 지난 분기 순익이 지난 2010년 4분기 세웠던 사상 최대치 기록을 경신하고 매출도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였다. 또 아마존은 강달러로 매출에서 12억 달러의 손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은 아마존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이다.
블룸버그는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공격적으로 투자해 매출을 확대하는 아마존의 경영전략에 의구심이 커졌다고 풀이했다. 마이클 패처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매출이 60억 달러 이상 늘어나면서 어떻게 주당 순이익(EPS)은 불과 55센트 증가했는가”라며 “현재 투자자들은 이 점을 가장 의아해하고 있다”고 아마존 수익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편 알리바바는 어닝서프라이즈를 연출하고도 주가는 급락하는 등 중국 경기둔화 쇼크에 휘말리는 모습을 보였다. 알리바바는 이날 개장 전 실적 발표에서 2015 회계연도 3분기(지난해 10~12월) 순이익이 전년보다 두 배 이상 급증한 19억 2000만 달러(약 2조26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조정 주당 순익(EPS)은 99센트로 월가 전망치 89센트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보다 32% 늘어난 53억3000만 달러로, 역시 전문가 예상치 51억1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그러나 이날 알리바바 주가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전일 대비 3.8% 급락한 66.92달러로 마감하고 시간외 거래에서도 0.73% 하락하는 등 부진을 이어갔다. 알리바바 주가는 최근 1년간 32% 이상 하락했다.
중국 경기둔화가 심화하면서 알리바바의 성장도 정체될 것이라는 불안이 커진 것이 주가 부진의 주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알리바바의 지난 분기 중국 총거래액(GMV)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1490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GMV 증가율은 전분기의 28%에서 하락하는 등 알리바바도 성장 둔화 조짐을 일부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