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삼성의 3대 축은 ‘전자·바이오·금융’이다. 핵심 계열사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부품사는 성장한계에 다다른 모바일 부문을 보완할 새 수익원으로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을 적극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전사 조직에 ‘전장사업팀’을 신설하며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자동차와 IT가 결합한 스마트카가 미래 자동차로 부상한 가운데 자동차 부품 수직계열화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단기간 내 전장부품 역량 확보를 위해 초기에는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에 역량을 집중하고 향후 계열사 간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소재 사업부 내 케미컬 사업 부문을 롯데케미칼에 매각하며 배터리 중심 기업으로 거듭난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주력 사업인 센서 및 카메라ㆍ통신ㆍ무선충전모듈 등을 자동차 분야로 확대하고, 삼성디스플레이도 모바일과 가전에서 자동차까지 디스플레이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부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적극 키우고 있는 ‘바이오’ 사업도 본궤도에 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 18ℓ 규모의 제3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3공장이 완공되면 삼성은 총 36ℓ 규모의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갖춘 의약품 위탁생산 회사(CMO)로 도약하게 된다.
삼성 안팎에서는 새로운 삼성으로 나아가기 위한 패러다임 전환점으로 바이오를 꼽는다. 바이오는 제조와 연구개발(R&D)이 동시에 필요한 사업으로, 성장잠재력을 차치하고서라도 국내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삼성이 진입하기 가장 적합한 분야라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9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바이오 사업은 한층 힘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의 바이오 계열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는 총 51.2%의 지분을 보유한 통합 삼성물산이며 사실상 지주회사인 이 회사 최대주주는 이 부회장(16.5%)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3월 중국 하이난(海南)성 보아오포럼 연차총회에서 “삼성은 IT와 바이오, 의학(의료기기·헬스케어) 간 융합에서 큰 혁신의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의 삼성전자’를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 부회장은 중국 등 글로벌 금융 업계 경영진들을 잇따라 만나며 금융 사업 및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핀테크(금융+IT) 사업 협력을 타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업계는 삼성생명 중심의 금융지주사 설립을 전망하고 있다. 금융계열사 간 고객정보 공유로 시너지를 창출하고 나아가 해외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금융계열사는 지난해 10월 수천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후 지난달 삼성생명은 삼성전자가 소유한 삼성카드 지분 전량(37.45%)을 사들이며 삼성카드 지분 71.8%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삼성생명은 이미 삼성화재와 삼성증권의 최대주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