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고조된 한반도 긴장이 경제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경제상황을 두고 한 나라의 대통령과 경제부총리의 인식이 크게 엇갈린 것이다. 유일호 부총리는 지난해 12월 전망한 3.1% 성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한국은행(3%)을 빼고는 3%대 성장을 얘기하는 이는 부총리가 유일하다.
LG경제연구원은 23일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 3%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등 대부분 국가의 성장활력이 낮아지고 있으며 저유가에 따른 신흥국 불안까지 겹치는 상황”이라면서 “수년간 3%대 초반 성장세를 가까스로 이어가던 세계경제는 올해 2%대 성장으로 하향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특히 “세계 금융시장의 리스크가 불거질 경우 크게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기재부 내부 분위기도 ‘경제가 어렵다’는 데 방점이 찍힌다.
지난 1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대비해 18.5% 감소하고 수출물량도 6년 8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수출 부진으로 생산과 투자도 저조한 상황이다. 지난 3일과 17일 연달아 22조원의 단기 경기부양책과 규제를 대폭 푸는 투자활성화 대책을 선제적으로 내놓은 이유다.
최근 경기둔화 흐름 속에서 불거지고 있는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관련해 기재부 고위공무원은 “추경을 편성하면 당장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곳에 투자를 해야 하는데 현재 돈이 있어도 쓸 곳이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불과 두 달 전에 전망한 성장률 전망치를 벌써 하향할 수는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는 스스로 기재부의 무능함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정부가 정책 의지를 반영해 성장률 전망을 할 수는 있지만 시장과 너무 괴리되면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