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담길 다양한 파생상품을 운용할 전문인력 부재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금융당국이 증권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은행권의 전문인력 확보 방안을 마련했지만 ‘속성 양성’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오는 14일 ISA 출시를 앞두고 일임형 상품 운용에 대한 전문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은행권은 ISA 일임형 상품을 통해 투자일임업에 처음 진출하는 만큼 파생상품 판매 자격증을 보유한 임직원이 적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그동안 금융당국에 파생상품 투자권유자격 취득 요건을 완화해달라고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파생상품 판매자 권한을 얻기 위해서는 20시간의 ‘투자자보호교육 과정’ 집합교육을 의무 이수한 후 자격시험을 치러야 한다. 이에 은행권은 집합교육을 위해 주말을 이용해야 하는 등 시간적인 제약이 있는 만큼 전문인력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고 호소했다.
은행권이 파생상품 판매인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증권사들과 ISA 수익률 경쟁에서 대등한 지위를 가지기 위해서다. ISA의 모델 포트폴리오에는 예·적금이나 채권형 펀드보다, 상대적으로 기대 수익률이 높은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결합증권 중심으로 짜여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일단 은행권의 요구를 들어줬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열린 ‘ISA 준비상황 점검 회의’에서 파생상품 판매자 자격 취득과정에서 요구되는 집합교육을 온라인 교육으로 대체하도록 했다.
그러나 금융투자 업계에는 리스크가 높은 상품인 파생상품의 판매자를 속성으로 양성해 결국 불완전 판매를 키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금융위가 지난해 1월 투자자 보호 강화를 목적으로 온라인 교육을 집합교육으로 바꾼 것을 되돌린 만큼 명분도 약하다는 것.
이에 대해 금융위는 온라인 교육을 받아도 질적 수준이 떨어지지 않고, 철저한 현장 점검을 하면 불완전 판매를 근절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측은 “온라인으로 사전교육이 진행되더라도 교육이 부실화되지 않도록 기술적 장치가 충분히 마련된 점을 감안한 조치”라며 “자격시험은 종전과 같은 기준으로 통과해야 해 질적 수준이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