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배당甲질] ‘스튜어드십코드’ 제정 문제없나… “수익 제고 좋지만 투자 다양화가 먼저”

입력 2016-03-0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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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자 경영감시 목적 도입 가속도… 연기금 의사결정 금융시장 파급력 클듯

지난해 해외 헤지펀드인 엘리엇자산운용의 국내투자 및 주주행동주의 활동에 관한 논란으로 우리 자본시장이 한차례 홍역을 겪은 바 있다. 당시 다양한 논란이 있었지만 국민연금이 백기사 노릇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라도 기업지배구조 신뢰도 개선을 위해 기업들에 대한 적극적인 경영감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러한 움직임 속에 ‘스튜어드십 코드’ 제정에 대한 금융당국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올해부터 시행될 것으로 알려진 이 제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른바 ‘월스트리트 룰(소극적 주주권)’대신 기관투자자들이 적극적 경영 감시를 통해 투자수익 제고와 기업지배구조 신뢰도 개선을 유도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출발한 개념이다.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는 일본은 지난해 6월 기준으로 191개 기관투자가가 참여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기관투자가인 일본 공적연금(GPIF)이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하면서 파급력이 커졌다.

특히 국민연금이 올해 집단의결권 및 배당 확대를 위한 주주권 행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며 스튜어드십 코드 제정에 속도가 붙고 있다. 국민연금은 이미 지난 2월부터 배당 관련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거나 배당 성향이 낮은 기업들과 함께 ‘기업과의 대화’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주주 친화 정책을 다시금 들여다보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 수익 제고를 위한다는 관점에서 국민연금의 배당확대 요구가 긍정적이지만 의사 결정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이 좌지우지될 수 있어 경제에 미칠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경영 자율을 침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의결권을 무기로 배당 확대를 강요할 경우 ‘연금 사회주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에 투자한 기금 중 절반이 이른바 ‘5대 기업’에 집중돼 있어 배당 확대에 목소리를 내기보다 투자 범위를 확대하고 투자 종목을 다양화하는 것이 먼저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문정림 새누리당 의원의 분석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10대 그룹에 투자한 금액은 2011년 39조6243억원에서 2015년 50조7888억원으로 증가했고, 이 중 삼성과 현대차그룹, SK, LG, 롯데로 일컬어지는 5대 기업에 투자한 비율이 49.32%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55.99%였던 것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절반에 육박하는 수치다.

문 의원은 “투자 범위를 안정적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는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고, 대기업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개편해 성장세가 높은 중견기업을 투자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등 국민의 노후 재산인 기금의 수익률과 운용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투자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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