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은행 창구에서 중금리대출, 자동차 할부, 리스 등의 캐피탈 서비스를 직접 받을 수 있게 된다.
이같은 은행과 캐피탈회사간의 벽 허물기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일대 파장이 예상된다.
8일 금융당국 및 캐피탈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하나캐피탈과 중금리 대출 및 할부, 리스 등의 상품을 위탁해 판매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그동안 은행은 창구서 캐피탈 상품을 소개만 했었다. 신용 등급이 낮아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소비자들에게 중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캐피탈사를 소개해주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금융지주회사 계열사 사이의 위탁 업무를 원칙적으로 허용하면서 변화가 생겼다. 은행 창구서 캐피탈 상품을 직접 판매할수 있게 된 것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어떤 상품을 판매하고 수수료는 얼마나 책정할지 새부적인 사항이 정해지지 않아 금융당국에 부수업무를 신청은 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하나은행과 하나캐피탈의 움직임에 특히 비은행 계열 캐피탈사들은 초비상이 걸렸다.
금융지주사 차원의 은행-캐피탈의 결합이 보편화되면 비은행 계열 캐피탈사들의 설자리는 더욱 좁아지기 때문이다.
아주캐피탈 등 비금융지주 계열 캐피탈사들은 그동안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은행에 이어 카드사, 저축은행들까지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뛰어들었다. 시장 규모는 일정하지만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을 나눠야하기 때문에 생존 우려감도 나오고 있다.
또한 올해 탄생하게 될 인터넷 전문은행의 출범도 악재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중금리시장에 뛰어들어 캐피탈사 등 여전사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캐피탈업계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아주캐피탈의 신용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KT캐피탈은 기존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은 논외라고 쳐도 리스와 할부 시장은 가뜩이나 설자리가 좁아진 상태에서 금융지주 계열 캐피탈사들이 은행에 위탁업무를 시작한다면 전업 캐피탈사들은 이제 영업을 접으라는 얘기"라며 "현대자동차를 고객으로 하는 현대캐피탈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