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무한도전’으로 촉발된 리얼 버라이어티 열풍이 한동안 뜨겁더니 2009년 ‘슈퍼스타K’로 시작된 오디션 프로그램이 한참 TV화면을 장악했다. 오디션 프로가 시들해지자 ‘슈퍼맨이 돌아왔다’ 같은 관찰예능이 득세하고 최근 1~2년 사이에 먹방과 쿡방이 예능 프로그램의 대세 트렌드로 등장했다.
이제 음악 예능이다. 음악 예능의 시발점은 2011년 3월 6일 첫 방송하며 대단한 인기를 끌었던 MBC ‘나는 가수다’다. 하지만 ‘나는 가수다’ 가 높은 인기와 함께 논란에 휩싸이면서 관심이 주춤했으나 2011년 6월 시작된 KBS ‘불후의 명곡’이 음악 예능의 맥을 이었다. 그리고 2012년 선을 보인 JTBC ‘히든싱어’와 엠넷 ‘쇼미더머니’등이 눈길을 끌고 지난해 4월 첫 선을 보인 MBC ‘복면가왕’ 이 폭발적인 반응을 이후 음악 예능이 쏟아지고 있다. ‘복면가왕’에 이어 지난해 10월 유재석 유희열 진행의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이 정규편성 됐다. 엠넷은 지난 2월 18일부터 어린이들이 출연하는 음악 예능 ‘위키드’를 방송하고 있다.
앞으로 시청자와 만날 새로운 음악 예능 프로그램도 속속 제작되고 있다. SBS는 30일부터 가창력 뛰어난 가수와 노래 잘 부르는 일반인과의 대결을 기본 포맷으로 하는 ‘보컬 전쟁: 신의 목소리’를 내 보낸다. SBS 또 하나의 음악 예능을 내보낸다.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후속으로 방송할 ‘일요일이 좋다-판타스틱 듀오’다. ‘판타스티 듀오’는 일반인들이 스마트폰 등을 통해 좋아하는 가수의 부른 노래를 듣고 가수가 한 사람을 선정해 듀엣으로 노래를 부르는 포맷이다.
‘복면가왕’으로 음악 예능의 특수를 누리고 있는 MBC 역시 4월 8일부터 신설 음악예능 프로그램 ‘듀엣가요제’를 방송한다. 지난해 추석과 올 설에 파일럿으로 선을 보인 ‘듀엣 가요제’는 가수와 일반인이 짝을 이룬 팀들이 경연을 벌여 우승자를 가리는 포맷이다.
그야말로 음악 예능 춘추전국 시대다. 이처럼 음악 예능이 봇물을 이루는 것은 음악을 전달하는 단순한 음악프로그램은 시청자의 외면을 받고 예능적 요소를 가미한 음악 예능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음악 프로그램인 KBS ‘뮤직뱅크’,MBC ‘쇼! 음악중심’ SBS ‘생방송 인기가요’ 등의 요즘 시청률은 1~2%로 최악의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복면가왕’은 15%내외 그리고 ‘불후의 명곡’은 12%내외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정규편성이 결정된 음악 예능의 지난 설 연휴 때 파일럿 방송분 시청률만 봐도 음악 예능 인기를 알 수 있다. SBS‘보컬전쟁-신의 목소리’가 10.4%, ‘판타스틱 듀오’가 8.4%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MBC ‘듀엣 가요제’는 9.8%였다.
또한, 음악과 예능적 요소를 혼합한 음악 예능은 다양한 포맷 개발이 가능한 것도 음악예능 붐을 조성하는 원인이다. 음악 예능은 음악 프로그램에 게임, 서바이벌과 오디션, 복고코드와 스토리텔링, 미션 수행 등 다양한 예능 장치를 가미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독창성 없고 차별화되지 않는 먹방과 쿡방이 쏟아지면서 시청자의 외면을 받았듯이 음악 예능 역시 시청자의 눈길을 끌려면 차별화된 포맷과 시청자를 사로잡는 경쟁력 있는 무기를 장착해야한다. 그렇지 못하면 음악 예능이라고 해도 바닥으로 추락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