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지 말입니다.”
KBS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 보십니까? 완성도 있는 스토리에 화려한 영상미, 배우들 연기력까지 무엇 하나 빠짐이 없습니다. 그중에서도 최고의 ‘꿀 매력’은 송중기죠. 원조 ‘두부상(부드러운 남성상)’을 고수하면서도 군인 카리스마를 뽐내며 여심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중독되어 버렸습니다.
보는 눈은 똑같은가 봅니다. 중국에서도 ‘태후앓이’가 한창이라고 하네요. 중국 ‘웨이보’에서 해시테그(#)로 ‘태양의 후예’를 검색한 횟수가 벌써 46억건(18일 기준)이나 됩니다. 치솟는 인기에 중국 공안부는 최근 ‘송중기 상사병’에 대해 “드라마 시청은 위험하다. 법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죠.
중국에서 ‘측안남신(側顔男神; 측면 얼굴이 아름다운 남자)’으로 불리는 박해진이 주연을 맡은 tvN ‘치즈인더트랩’도 대륙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이미 종영 전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 ‘요우쿠’에 판권이 판매됐고요. 비하인드 DVD 판매가 시작된 지난달 22일에는 주문량이 몰려 중국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죠.
김우빈과 수지가 호흡을 맞추는 ‘함부로 애틋하게’와 이영애 복귀작으로 관심을 모으는 ‘사임당, 더 허스토리’ 역시 중국에선 이미 관심이 뜨겁습니다.
싸이, 동방신기, 빅뱅, 엑소(EXO) 등 K팝에 의존했던 중국향 콘텐츠 수출이 드라마로 확대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공략 형태도 직접 판매뿐 아니라 포맷수출(예능 ‘런닝맨’ㆍ‘무한도전’), 로컬합작(영화 ‘캣츠맨’)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예능과 영화에도 힘이 실리고 있죠.
이제 중국은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없어선 안 될 존재입니다. 대륙에 퍼지는 한류의 가치는 인지도 상승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는데요.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2008년 800만 달러(약 92억원)에 불과했던 방송콘텐츠 수출액은 2014년 9200만 달러(약 1068억원)으로 6년간 10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매년 50%씩 성장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에 중국 콘텐츠 수출액 비중은 36%까지 치솟으며 일본(26%)을 크게 앞섰습니다.
이에 SM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가 양분한 한류 주도권을 빼앗기 위해 △FNC엔터테인먼트(중국 최대 민영그룹 쑤닝그룹에 3300억원 투자유치) △CJ E&M(치인트ㆍ시그널ㆍ꽃보다 청춘) △쇼박스(중국 영화투자배급사 ‘화이브라더스’와 3년간 6편 합작영화 제작 예정) △NEW(태양의 후예ㆍ웹툰 ‘마녀’ 영화제작 예정) 등 후발주자들은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대륙에 퍼지는 한류의 열기는 우리 주식시장에서도 느낄 수 있는데요. 정통강호 ‘선거주’마저 밀어내고 있습니다. NEW는 기관과 개인의 적극적인 ‘사자’에 최근 한 달 새 43% 급등했고요. YG(5.6%), 쇼박스(5.1%), SM(4.5%) 등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배우 주원, 신윤주가 소속돼 있는 심엔터테인먼트는 중국 메이저 엔터테인먼트(화이브라더스)의 지분인수 소식에 15일 상한가(29.87%)를 기록했죠.
중국 미디어 시장은 매년 15%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미국 할리우드 아성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세계 2위 일본을 바짝 따라 잡고 있죠. 올해 안에는 제칠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기회의 땅’입니다. 역사적 전환기를 맞은 중국 문화 시장에서 보다 많은 ‘태후앓이(한류 콘텐츠)’가 탄생하길 뜨겁게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