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역사적인 쿠바 방문으로 정치 변화의 선구자가 되기를 원한다고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일 오후 그의 가족과 함께 에어포스 원을 타고 쿠바에 도착한다. 쿠바는 레드 카펫 의식을 열어 88년 만에 자국을 방문하는 적국 미국의 대통령을 열렬하게 환영할 예정이다. 미국 대통령의 쿠바 방문은 1928년 캘빈 쿨리지 이후 처음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주도한 미국과 쿠바 국교 정상화의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그는 수도 아바나의 오래된 거리를 거닐며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회담하며 미국과 쿠바의 야구경기를 관람한다. 또 캘빈 쿨리지 전 대통령이 방문한 역사적인 극장에서 TV 연설을 한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그는 현지 기업인과 주민도 만날 예정이다.
다만 그가 쿠바 방문에서 양국간에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슈들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NYT는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카스트로에게 인권을 지키라는 최후통첩을 할 계획도 없으며 쿠바 공산주의 정권을 종식시키고자 진행하는 미국의 쿠바 민주화 프로그램을 끝내겠다는 약속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관타나모 해군기지 폐쇄 약속도 없을 것이며 쿠바 무역 금수 조치를 해제할 위치에 있지도 않다.
물론 오바마 대통령은 인권 개선을 촉구하면서 반체제 인사들, 인권운동가들과도 회동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방문은 실질적인 성과보다는 상징적인 중요성이 더욱 풍부하다고 NYT는 강조했다. 즉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 관계에 있어서 온갖 논란을 최대한 잠재우는 한편 그가 15개월 전 착수했던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정책을 되돌릴 수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민주당 대통령선거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은 대쿠바 금수조치 해제를 지지하고 있다. 공화당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오바마의 쿠바 정책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쿠바계인 공화당 후보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은 오바마의 접근에 비판적이다.
앞서 미국과 쿠바는 지난 2014년 12월 국교 정상화 추진을 선언했으며 지난해 8월 아바나 주재 미국대사관 재개설로 외교관계를 정상화했다. 올해 2월에는 쿠바와 미국을 오가는 정기 항공노선이 취항했다. 여전히 미국의 대쿠바 금수조치 해제는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가 관련법 개정을 미루고 있기 때문.
오바마 대통령은 2박 3일의 쿠바 방문을 마치고 나서 23일부터 이틀간 아르헨티나를 방문하는 등 중남미 각국과의 관계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