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한 차례 현대상선 공모사채 만기 연장을 거부한 신협 단위조합이 2차 사채권자 집회 때 현대상선이 내놓는 자구안을 지켜보고 채권 만기연장 여부 등을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신협은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에 성공할 경우 채권 만기 연장에 동의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는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4일 신협중앙회 측에 따르면, 현대상선 공모사채 290억원을 보유한 40개 신협 단위조합은 다음달 말 예정된 2차 사채권자 집회 때 현대상선이 내놓는 자구안을 들어보고, 출자전환과 만기연장 여부를 최종 재검토한다.
주진우 신협중앙회 기획관리이사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단위조합 비대위가 첫 사채권자 집회 때 현대상선 만기 채권 연장을 부결했을 때는 출자전환이나 채권연장에 부정적인 스탠스였지만 “(현재) 단위조합은 추후 현대상선이 어떤 제안을 내놓는지를 보고 입장을 재검토 할 계획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현재 40개 단위조합은 공식적으로는 출자전환 혹은 만기연장 여부에 대한 어떠한 부정적인 입장도 밝히고 있지 않다”며 “다만 현대상선의 제안을 지켜볼 따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7일 현대상선은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다음달 7일 만기가 돌아오는 1200억원의 3개월 연장을 추진했지만, 신협 단위조합 등 사채권자들의 반대로 무산됐었다. 참여 채권자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사채권자들이 반대표를 던진 이유는 현대상선 측이 구체적인 대응책과 당근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단위 신협을 비롯한 농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기관들은 현대상선 전체 채권의 7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상선 측은 다음달 7일쯤 2차 사채권자 집회 소집공고를 내고 다음달 말 다시 집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2차 사채권자 집회에서는 4월 연체 회사채뿐 아니라 7월 만기 도래하는 2400억원 등 모든 공모사채의 연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신협이 채권 만기 연장과 출자 전환에 보수적인 이유는 그동안 출자전환해 준 회사에서 투자금을 제대로 회수한 경우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단위조합이 출자전환과 만기연장을 하느냐 문제는 중앙회가 개입하거나 리딩할 문제가 아닌, 단위조합 스스로 자율적으로 판단할 문제”라며 “중앙회는 단위조합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상선은 공모사채 만기 연장이 한 차례 불발됨에 따라 그 이후의 회사채도 줄줄이 연체할 전망이다. 현대상선은 7월 7일에도 2400억원의 공모사채가 만기를 맞는다. 내년 3월 28일 만기되는 600억원과 7월 3일 끝나는 3300억원을 더하면 내년까지 만기되는 공모사채 규모는 7700억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