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물가지표들의 방향이 엇갈리면서 물가수준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될 조짐이다. 실제 소비자물가(CPI) 지표는 2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민간소비지출(PCE) 디플레이터는 상승세가 꺾였고,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도 2분기째 상승폭이 축소되고 있다.
반면 같은기간 PCE 디플레이터는 전년동기보다 1.0% 오르는데 그쳤다. 작년 3분기(7~9월) 1.3% 이후 한분기만에 상승폭이 줄어든 셈이다.
GDP 디플레이터 또한 1.8% 상승에 머물렀다. 4년반만에 최대치를 보였던 작년 2분기 2.7% 이후 2분기 연속 상승폭이 감소한 것이다.
PCE 디플레이터는 국내총생산에 대한 지출 디플레이터로 미국 연준(Fed)이 기준으로 삼는 물가지수다. PCE 디플레이터는 가격 변동분에 따라 가중치를 달리하는 특성이 있다. GDP 디플레이터는 총체적인 물가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다. 즉, CPI가 소비재 가격을 중심으로 한다면 GDP디플레이터는 경제 전체의 물가수준을 포함한다. 일각에서는 CPI의 선행지표로 보고 있다. 또 통상 CPI와 생산자물가의 중간 정도에 위치한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준한 한은 물가분석부장은 “디플레이터는 유가 변동이 반영되는 수입물가 부문이 있어 해석하기가 쉽지 않다. PCE는 가격 변동분에 따른 가중치 변동 외에 최근 전세가격 상승이 주춤한데 따른 요인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이들 지표간 흐름을 해석해 물가 흐름을 추정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근원인플레이션율을 보는게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2014년도엔 GDP 디플레이터 수치를 근거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디플레이션 논쟁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당시 한은은 대외 의존도가 클 수밖에 없는 국내경제 특성상 이 지표를 물가지표로 활용하기 어렵다고 반박하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