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 산업별 전문가들이 평가하는 한미 FTA에 따른 우리기업의 수혜 폭은 얼마일까. 또한 그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있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은 20일 잠실 롯데호텔에서 '한미FTA 활용 및 산업별 대미진출전략 설명회'를 개최하고 미국 현지 전문가들을 대거 초청한 가운데 한미FTA 활용방안을 극대화하기 위해 해법 모색에 나섰다.
정부조달 부문 연사로 참가한 이덕선 ATG(Allied Technology Group) 회장은 "물품 및 서비스 조달 양허 하한선이 10만 달러로 인하되는 등 우리기업의 참여기회가 확대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막연한 기대만으로 진출을 서두르는 것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 소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은 후, 프라임 벤더의 하청업체로 참여하는 방식을 눈여겨볼 만하다"며 철저한 현지화 마케팅 전략을 제시했다.
이는 미국정부가 정책적으로 소기업 등 사회적 열세기업의 정부조달 시장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50만달러 이상 프로젝트를 수주한 주계약 선정업체들은 소기업, 사회적 열세기업과의 하청계약계획을 반드시 제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치훈 제이씨 페니(JC Penny) 섬유부문 바잉 에이전트(buying agent)는 효과적인 미국 섬유시장 진출전략에 대해 "한미FTA로 인해 평균 13.1%의 미국 섬유류 관세가 철폐되고, 통관 간소화에 따른 리드타임(Lead Time)이 개선되며, 양국간 투자보호로 대미 현지투자가 용이해지는 등 미국시장 진출여건이 상당히 우호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쿼터 폐지로 인한 경쟁우위 상실,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 새로운 아이템과 업그레이드에 대한 의욕 부재 등은 한국 섬유산업의 문제점"이라며, "한국 섬유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산과 가격경쟁 중심에서 마케팅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대미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동차부품시장 진출전략과 관련 마이크 잭슨 씨에스엠 월드와이드(CSM Worldwide) 디렉터는 "일각에서 한미 FTA에 따른 미국의 2.5% 자동차부품 관세인하가 미 수출증대에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현재 미국의 OEM 자동차부품 시장에서 구매의 최우선 조건은 가격"이라며 "미국 자동차부품 구매자가 몇 센트 차이로 공급선을 결정하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한국기업은 한미FTA에 따라 큰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경선 KOTRA 글로벌코리아 본부장은 "이번 설명회는 우리 기업들이 한미FTA 효과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현지화 마케팅 전략만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점을 미국 현지 전문가들을 통해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하고 "KOTRA는 우리 기업이 한미FTA의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미국에서도 한미FTA에 대한 홍보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