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차기 금융통화위원회가 비둘기(완화정책론자) 둥지로 꾸려질 전망이다. 친 정부측 인사 일색이기 때문이다.
28일 한은에 따르면 차기 금통위원 후보로 각 기관이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이코노미스트,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고승범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을 추천했다.
조동철 KDI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기획재정부 추천 몫이다. 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관료출신은 아니다. 2008년 강명헌 전 금통위원 이후 2012년 정해방 위원을 거쳐 징검다리식으로 관료와 학자가 오가고 있다.
다만 그는 2013년부터 대통령자문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어 현 정부와 끈이 닿아 있다. 아울러 한은 내부적으로도 그를 제로금리론자로 평가하고 있는 중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추천 몫으로는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이 됐다. KDI 연구위원과 중앙대교수, 증권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위원 등을 거쳤다는 점에서 대한상공회의소와 인연은 없다.
반면 그는 박근혜 캠프 인물이다. 인수위시절 경제1분과에 참여했었다. 최근 경제1분과 출신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는 중이다.
실제 대통령 인수위에 참여했던 은성수 당시 기재부 국제금융심의관이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홍기택 당시 중앙대 교수도 산업은행 회장을 거쳐 지난 2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부총재로 화려하게 이력을 쌓아가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 상임위원은 금융위 추천몫이다. 오래전부터 금통위원으로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인물이며 금융위에서도 적극적이었다. 그는 재무부를 거쳐 2004년부터 금융위에서 잔뼈가 굵었다. 금융위 기획행정실장,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을 거쳤다. 금융위 또한 정부라는 점에서 한은 내부에서는 정부측 인사로 분류하는 분위기다.
반면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한은 추천 몫이다. 이주열 총재의 의중이 반영된 인물이라는 점에서 한은 입장을 대변할 것으로 보인다. 전임 김중수 총재와 문우식 위원의 관계로 예상된다.
이들 금통위원 후보들 명단은 한은이 취합, 인사혁신처에 제출될 예정이다. 이후 대통령이 임명한다. 대통령 임명이 확정되면 오는 4월21일부터 4년간의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밖에 이들 금통위원들과 향후 통화정책을 꾸려갈 위원들은 당연직인 이주열 한은 총재와 장병화 부총재, 은행연합회 추천인 함준호 위원이다.